화분 그림
화분을 그린 이유는, 제가 여기 죽은 화분을 그려야지 이렇게 그린 게 아니라, 제가 밤거리를 지나가고 있었어요. 막 작업을 하고, 오늘 하루도 끝나구나, 제가 또 워낙 밤거리를 그리다보니까 가면서도… 관찰력이… 계속 그 느낌을 받아야 되니까 더 보게 되고 어둠을 더 보게 되고 주변을 계속 보게되요. 보고 막 가고 있는데 학교 주변에 죽은 화분이 화장실에, 화장실 창문 안에 화분이 있는 거예요. 근데 화장실 불이 꺼지지 않아서 그것만 딱 비치고 모든 건물이 어두웠어요. 그런데 그 화분이 너무 인상이 남는거예요, 집에 가는 내내. 자면서도 그 화분이 뭘까, 이러면서 그 화분을 꼭 그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화분을 어떻게해서든 그려야 겠다. 생각을 하면서 이 그림이 중간, 초반에 시작하고 있던 그림이었어요. 화분을 지나갔을 때 이것과 여러가지 그림을 그리고 있었는데 그 그림이 번뜩 떠오르면서 그 집앞에는 그 죽은 화분이 딱! 인것 같다라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아, 거기에 그것(화분)을 넣어야 겠다. 절묘하게 잘 맞아 떨어졌고, 그걸로 인하여 저도 또 하나의 이야기거리가 생기는 거죠. 아, 나의 이런 에피소드와 함께 이 죽은 화분이, 이 집앞에 있는 그것까지의 그런 이야기거리를 넣어서 너무너무 연결이 많이 되는… 그 죽은 화분은 이렇게 다시 탄생하면서 생명력을 얻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