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밧줄 그림
처음에 그림을 자세히 안 보면은 뱀인 줄 알아요. 뱀이야? 이거 뭐야? 이거 밧줄이네? 이거 왜 있어? 아이의, 정말 천진하게 물어보는 친구들도 있고, 그냥 보면서 느끼면서 되게 무섭다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었던 것 같은데… 대부분은 워낙 상징적인 거라 관객들이 다 암시를 하고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워낙 지금 제가 너무너무 신기한 게 매일매일 뉴스를 검색을 할 때마다 죽음에 대해서 너무 많이 접하는 거예요. 나이가 적든, 많든 그거에 상관없이 너무 많이 어느 순간부터 그런 죽음이 일반화되기 시작하면서 기사거리가 자꾸자꾸 되는데 그거에 대해서 충격이 컸고 저도 한 번쯤은 이런 죽음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해 본 사람으로써 나만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게 아니구나, 모든 사람이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실행에 옮기는 사람과 옮기지 않는 사람의 차이구나, 이런 거 되게 많이 느꼈어요. 그림을 그리다가 이것도 그냥 처음에 이 그림을 그렸을 때는 첫 번째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이 무언가 이야기를 해주고 싶었던 그림이다, 이 구도 자체가. 무언가 이야기를 해주고 싶은데 뭐가 좋을까 하다가 갑자기 떠오르는 생각이 밧줄이였어요. 작으면서도 강렬한 어떤게.

접기

작가노트

정적이 깃든 어둠은 은밀하며 더 냉정한 현실에 대한 은유로 다가오기도 하고 그것은 빛에
의해 흔들리는 환영으로 비춰지기도 한다. 어둠과 빛을 극단적으로 대비시켜 시각적인
강열함을 표현하면서, 어둠속에 희미하게 묻혀있는 흐릿한 사물과 풍경을 통해 감상자의
감정에 환각적이고 몽환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키고 싶었다. 불 켜진 가로등과 창에서 새어
나오는 빛은 전봇대나 간판들과 강하게 대비되어 인적인 끊긴 밤거리의 현실감을 더욱
극대화 시킨다. 낮에 무심코 지나치던 특징 없는 장소들 즉 공사장, 좁은 골목, 빌라들과
나무들, 그리고 공원의 벤취가 어둠속에서 빛과 조응하면서 전혀 새로운 풍경으로 다가온다.
누구나 마주쳤을 법한 흔한 풍경 그런 풍경에서 나는 우리시대의 초상을 그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접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