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평론

삶, 죽음, 사랑, 피, 섹스에 관한 이야기는 지극히 사적으로 만들어지고 귀결되는 행위의 본질이자 주체이다. 그와 동시에 인류 역사상 끊임없이 반복되며 탐구와 동경의 대상으로 숭고하게 다뤄져야 할 존재로서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표면적으로 개인주의가 팽배하고 만연한 현대사회에서는 자기보존에 위협을 받기 시작하면서부터 이들은 더 이상 신성하게 받아들여야 할 대상이 아닌 선택과 기득권에 의해 휘둘리게 되었다. 존재로부터 연유하는 이 숭고한 이념들이 사회적 노출을 감행할때 벌어지는 이타적인 감정과 노골적인 관심 그리고 발생하는 잡음들-분노, 쾌락, 허무, 부조리의 행보를 짓굳은 시선으로 카메라에 담아 쫒아가 보려고 한다. 이로써 카메라의 기술적 테크닉에 의해 조작되어 그려낸 현상은 실제로 곳곳에서 통용되고 있는 개인적이면서도 사회적인 문제들을 집합시키며 일말의 동질성을 부여하고, 까발려진 숭고함으로 인하여 발생된 근본적인 죄의식을 희석시킨다.

이생적인 라이징 타투이스트로 예술활동을 시작한 사진작가 윤현선은 2003년 서울프린시페으티벌에서 선보인 '문신가게'를 필두로 하여 2004년에는 '그 밖에 어떤 것-마이너리티'로 광주비엔날레에 참가하며 사진작가로서의 참신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그 후 2005년부터는 사비나미술관, 상상마당, KT아트홀, 금호미술관, 탤러리킹, 쿤스트 할레 등 다양한 문화공간의 기획전시에 참여하며 감각적인 사진작업을 꾸준히 해왔다. 작가의 대표작업은 위에 열거한 주제들을 작가의 개인적 감성과 고찰을 렌즈에 담고 흑백 또는 컬러 프린트하여 다양한 군중을 한화면에 섞어 놓은 'Matrix', 'Memento', 'Be my hero' 등이다. 특히 진중한 주제 속에서도 작가는 유머를 잃지 않고 여유있는 태도로 사회적 경종과 상징성을 발헌시키고자 하였다.

위대한 본능의 모태인 만큼 도덕적이어야 하고, 그러하기에 폭발적인 위력으로 인간을 더할 나위없이 나약하면서도 독하게 만드는 요소들, 이를 조오하듯 현대인들은 왜 하지 않으면 안될 바로 그 필연적인 짦은 찰나에 분출되는 광적인 쾌학과 안락함, 그리고 이어지는 극도의 허무함을 원할 수 밖에 없는지, 그 정신의 궤적을 추적해 보여 이 시대를 진단하여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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