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성은 2006년 첫 번째 개인전 <무정형 구축>과 2007년 그룹전 <도시회화의 행방>에서 빼곡하게 들어선 주택가 풍경을 선보였다. 공간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꾸준히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정직성의 초기작은 다세대 혹은 연립주택이 밀집한 풍경이었다. 특히 주로 사용했던 붉은 색과 회색은 건축물의 재료를 유추할 수 있는 색상으로서 벽돌과 시멘트를 대표한다. 화면을 가득 메우며 빈틈없이 정렬한 집의 구조적 형태는 개발로 인해 점점 밀집화된 서민적인 주거지역을 나타내며 도시의 고밀도화 된 삶을 반영한다.
<10개의 집>은 정직성의 드로잉 작품 세 점을 전시한다. 정직성의 드로잉은 공간의 특징을 기억하여 그린 결과물이다. 정직성은 500/30이라는 보증금과 월세의 제한된 조건 속에서 작업실을 구하기 위해 인터넷의 부동산 사이트들을 검색한 후 공간에 대한 정보를 탐색한다. 이후 집주인과 연락하여 장소를 직접 방문하고 나서 해당 공간의 특징적인 부분들만을 기억하여 드로잉한다. 3차원의 공간이 2차원의 평면에 무수한 직선들과 기하학적인 도형으로 구성된 정직성의 드로잉에서는 정확하고 빠른 속도감이 느껴진다. 초기작에서부터 최근의 드로잉 작업에 이르기까지 정직성의 탐구했던 이미지들은 도시화로 인한 집합적 생태구조 이미지가 어떤 방식으로 변화해 왔는지에 대한 조형적인 기록이라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