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ARTS

  • 작가명 : 이두한, 캔버스  유화 116.7x 80.3cm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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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노트
밤이 되면 거리의 조명들은 하나 둘씩 떠오르고 낮에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던 사물들이 밝게 빛나기 시작한다. 또렷하지만 진짜가 아닌 듯한 ····· 환영 같은 풍경이 나타난다. 어둠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는 뽀얀 택시등은 외롭고 쓸쓸해 보이지만 편안하고 거리 곳곳에 세워진 광고 속 모델들은 마치 무대 위에 스포트라이트(spotlight)를 받고 등장하는 배우들처럼 화려하지만 공허하다.
도로 위의 빼곡한 불빛들과 허공에 더있는 쉼 없는 조명들은 차가운 밤과 대조를 이루고 어둠에 묻혀서 보이지 않는 것들에 대한 강한 암시를 주기도 한다.
깜깜한 공원 깜빡이는 사람들, 조명에 의지해 걷거나 뛰고 운동하거나 볼거리를 찾는다. 사람들은 도시 삶의 스트레스를 여가를 통해 풀고자 하는 것 같다. 그래서 밤이 되면 빛이 있는 공간을 찾는다. 공허함을 거두어 줄 빛을 찾는다. 하지만 빛에 비춰진 사람들의 표정은 설레지만 허전하다. 즐거운 순간과 허무한 끝 조명 빛은 이들의 공허를 거두어주지 못하고 오히려 극적으로 비춰준다.
다시 낮이 되면 환영 같은 풍경은 사라진다. 정신없이 바쁘게 움직이는 도시의 낮은 밝지만 또렷하지 않다. 빠르지만 늘어져 있다. 뿌연 공기에 흐릿한 풍경, 표정을 잃은 도시인과 도시화된 비둘기 떼. 낡은 간판과 퇴색하고 바래 진 페인트칠, 버려진 공간, 부서진 건물, 건물들이 세워지고 사라지는 기계적인 풍경은 상실감과 함께 지난 시간에 대한 향수를 남긴다.

'낮 같은 밤, 밤 같은 낮'은 싫지만 나쁘지만은 않고 공허하지만 차분해지는 도시인의 이중적 감성이 담긴 도시의 모호한 풍경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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