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ARTS

  • 작가명 : 권지은, 지류  분채,금박, 은박 42×30cm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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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평론
권지은의 용 그림

용의 상징성에 부합하는 화려한 발색의 장엄미

신항섭 (미술평론가)

새해가 되면 누구나 새로운 꿈과 희망에 설레게 된다. 궂은 일은 다 털어 버리고 새로운 기분으로 새날을 맞이하고 싶다는 소망의 불을 지피게 된다. 그러기에 예로부터 누구나 할 것 없이 새해맞이에 부산하다. 미술계도 예외는 아닌 듯싶다. 언젠가부터 12간지에 따른 띠 동물을 소재로 하는 전시회가 어김없이 연초 화랑가를 장식하고 있기에 그렇가. 세시에 볼 수 있는, 띠 동물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생활풍습이 어느 틈엔가 자연스럽게 미술계로 침투하게 되었다. 띠 동물을 소재로 하는 전시가 마치 연례적인 미술행사가 되고 있다는 느낌이다. 띠 동물의 특성이 그대로 우리들 일상에 전해져 상서로운 기운이 집안 가득히 넘쳐나기를 기대하는 것이리라.
권지은의 용을 제재로 한 전시도 띠 동물을 내세운 새해맞이 행사의 일환으로 열린다. 용은 용기와 비상 그리고 희망의 상징으로서 예로부터 인간 삶에 이로운 존재로 인식되어 왔다. 2012년 임진년은 간지로 보아 용의 해인데다 60년 만에 오는 흑룡의 해이니 좀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겠다. 특히 흑룡은 오행사상과 관련해 북쪽을 가리키고, 물에 해당한다. 물은 만물의 생장의 근원이라 할 수 있으므로 흑룡의 해는 여러모로 좋은 기운이 팽배하리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권지은의 용 그림은 흑룡의 해 그 서막을 아리는 장엄한 의식의 상징물과 같은 의미를 지닌다. 나? 일을 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결코 해를 끼치지 않는 용의 지혜를 빌려 만사형통한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상징적인 메시지와 더불어 시각적인 이미지로서의 아름다움과 더불러 친근감을 느낄 수 있는 하나의 장식회화로서의 가치를 간과하지 않는다. 기괴한 용의 형상을 보면서도 무섭다는 느낌보다는 시선을 현혹하는 화려한 이미지에 짐짓 마음을 빼앗기는 것도 이에 연유한다.
용의 형상 자체보다도 먼저 번쩍이는 금빛과 은빛은 물론이려니와 밝은 원색적인 이미지에 매료된다. 보는 것만드로도 마음이 동요하고 감정이 고조되는 것을 느낀다. 구체적으로 그것이 무엇인지 모르지만 그처럼 화려한 이미지에 자극되어 내면 깊숙이 자리한 잠재적인 욕망이 꿈틀거리는 듯싶은 기분에 가로잡힌다. 다시 말해 생의 욕망을 일깨워주는데 기능한다. 이렇듯이 그의 용 그림에는 본능적인 생체의 리듬을 촉발하는 에너지로 충만하다. 바로 이것이야말로 그의 용 그림이 추구하는 이상적인 경계가 아닐까.
용 자체는 순수한 의미에서의 회화적인 가치를 구현하기 위한 소재가 되기에는 상징성이 너무 강하기는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기존의 용 그림과는 다른 새로운 조형적인 해석을 부여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무엇보다도 이제까지 보기 힘들었던 금과 은이 번쩍이는 화려한 장식으로 치장, 장엄미를 강조함으로써 시각적인 이미지를 강화시킨다. 이는 단순히 장식적인 효과를 겨냥하는데 그치지 않고, 무엇이든지 최상의 위치에 놓이는 용의 상징성에 부합하는 장엄미를 구현하려는데 기인하다.
실제로 그의 용 그림은 화려하기 그지없다. 비록 수품일지언정 화려한 장식적인 미는 공간 장악력이 출중하다. 다시 말해 시선을 집중시키고 압도하는 시각적인 압박김이 크기만 하다. 이러한 시각적인 효과를 조성하는 데는 몇 가지 조형적인 장치가 강구되었다. 금박 및 은박이라는 고급한 재료에다가 부조형식에 가까운 도드라지는 윤곽선으로 하여금 입체감이 느껴지도록 한다. 그러기에 평면적인 이미지보다는 훨씬 실제적인 느낌이 강렬하다. 뿐만 아니라 검정, 자주, 빨강, 파랑 등의 단색으로 처리되는 배경으로 인해 금박과 은박 그리고 원색의 발색이 한층 돋보인다. 이는 시각적인 자극을 부추기는 조형적인 장치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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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 불교미술, 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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