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노트

# 무엇


관계에 대한 이야기

[무엇 ? 과 무엇 ? 사이에 이루어지는 관계 ! 에 관한]
-는-와 = !

그 공간은
그들을 이어주었다.

누가 있었는지
무엇이 있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지금,
그들 사이에 관계가 생겨났다는 것.

(작업노트 중)

미세한 입자들 사이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관계’라는 연결고리는 서로를 다르지만은 않게 만들어준다. 한번뿐이고, 한치 앞 모르는 인생을 살아가며 내가 생물체 혹은 무생물체 간에 이루고 있는 ‘사이’들은 내가 현존하고 있음을 느끼게 해준다. 가시적이지 않아도 나와 상대 간에는 경계가 지어지지 않는 공존의 진동을 느낄 수 있다. 매 순간 나와 이루어지는 커다란 공간 속의 관계들에 몰입하여 느끼면 살아있다는 것에 그저 행복할 수밖에 없다.

#어떻게

찰나, 그 공간을 흐르다.
찰나에 공간 또는 사물 속에서 흐르는 관계를 이미지로 표현하려 한다.
공간과 사물의 모든 곳곳에서 형성되고 있는 관계는 흐르면서 이어져 있는 느낌을 주기 위해 선으로 나타냈다. 흑연으로 그은 선들은 번지기도 하고 지우기도 하면서 온전하고 원활할 수만은 없는 관계들로 표현하고 싶었다. 무수한 관계가 공간 속 사이를 흐르도록.

나로부터의 나에게로의
미묘한 움직임
한 공간, 작은 숨에 모든 것이 흔들린다.
무거운 먼지조차 떨리는 순간.
부드러운 전율을 부른다.

(작업노트 중)
어느 순간 아! 하고 그 순간의 공간과 공간의 모든 존재가 새로이 느껴질 때가 있다.
그런 순간에 나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것이 낯설고 새롭지만 ‘다른 것’이라고 구분 지을 수 없을 정도로 나와 같이 서로를 흡수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그 찰나, 그 공간에는 무엇이라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그냥 ‘있음’으로써 관계 지어지고 있다.

# 왜

인간은 어쩔 수 없는 배설의 동물인가
전달의 기능을 가진 말이라는 것 또한 입 밖으로 내뱉는 ‘행위’를 필요로 했을지도 모른다.
몸 안에서 밖으로
누군가 들어주길 바람. 이나
어떻게 해서든 뱉어버려 배설하려는 인간의 본능인지도.
그것이 언어가 되었건 그림이 되었건
자유로이 배출함이 무죄가 될 수 있는, ‘1일1똥’ 만큼이나 행복한 업.
(싼다고 다 똥은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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