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것을 그리다. 꿈속의 세상
김종근(미술평론가, 아트 앤 컬렉터 발행인)
"예술은 보이는 것은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보이게하는 것이다."라고 말한 화가는 파울 클레이다. 모름지기 화가는 대상을 그대로 베끼는 것이 아니라 새롭게 드러내 묘사하는 것이 진정한 예술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김재원의 작품들은 철저하게 클레가 말하는 예술적 신념을 명화하게 닿아있는 작품이다. 비록 그의 작품에 강한 재현적 요소의 풍경들이 나타나지만, 실제 그 풍경들은 완벽하게 비현실적 이미지로 구성되어 있고 또 그렇게 배치된다.
땅 바닥에는 사과가 세개 떨어져 있다. 주변에 작은 색 점이 차례대로 널려 있다. 물론 그 봉고차는 아주 예쁘게 장식되어 있다. 오리 그림이 그려 있고 또 다른 이미지들 함께 있다. 역시 다른 그림 속 봉고차 위에는 많은 딸기가 있고 그 바퀴에는 예쁜 장식과 하트 모양이 새겨져 있다.
주변에는 우표가 있고 아기자기한 화분이 가지런히 놓여 있다.
이러한 그림 분위기는 김재원 회화 전작에 공통적으로 드러난다. 그의 그림들은 이렇게 시작과 끝이 없는 일상적인 이야기로 속삭인다.
때로는 회화적 삽화처럼 파스텔톤으로 시작된 그림들은 연분홍 핑크색 파스텔 톤으로 거리의 풍경들에 무엇이 놓여 있는지 말해준다.
그의 그림에서 이런 시각적인 특질 외에도 흥미로운 부분은 이들 화폭에 등장하는 많은 소품들의 장소성과 형태이다. 그들은 하나 같이 장남감처럼 아무 곳이나 놓여 있거나 크기에 보편성을 지닌 것들은 없다. 그 사물들이 자유로운 위치에 있다는 것이다.
젖소만한 딸기와 사과, 토마토, 떠다니는 물고기 장남감 집처럼 옹기종기 빨갛게 모여 있는 풍경들 모두가 예쁘고 귀여운 동화 속 풍경을 절대적으로 연상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