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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잠식지

유난히 빨간색을 좋아하는 유난. 남들은 잔인하다고 할지 모르겠으나 그녀는 피의 맑은 빨강 빛을 좋아한다. 작품에 붉은 색을 사용했을 때의 그 에너지와 환상적인 느낌을 좋아한다. 빨강색은 그 자체만으로 강렬한 흡인력이 있는 매력 있는 색이기에 좋아한다. 그러한 성향은 초잠식지(불안이 조금씩 침노하여 내 영혼을 먹어 들어감)시리즈로 탄생하였다. 그녀의 작품은 불안정하고 혼란스러운 감정, ‘불안’의 산물이다. ‘불안’이 색이라면 ‘잠식’은 녹물이다. 잠식된 불안이 천을 통해 스며든다. 그녀는 녹물을 부식시켜 가라앉은 앙금을 먹에 섞어서 구김이 있는 천에 작업함으로써 자연적으로 발생한 형태를 표현하고 있다. 이러한 행위와 방법을 통해 잠재되어 있던 의식은 형태를 만들어 간다. 비 형태적인 것들이 형태를 찾아가는 길이다. 꿈과 현실, 의식과 무의식을 넘나드는 유난의 작품, 그 시각적 이미지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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