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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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식의 신비한 과일 Shop

풍경인 해송을 그렸을때 인간의 인위적인 구조물이나 흔적들은 없었다. 지금 과일을 주제로 그리는 것도 인간의 흔적들은 보이지 않는다. 나는 인간의 흔적들은 좋아하지 않는다. 지구에서 이기는 문명으로 살고 있는 인간들은 지극히 이기적일 수밖에 없다. 개인, 집단, 국가 간에도 인간의 이기는 극에 달해있다. 자연을 파괴하고 지구를 파괴하고 나아가 우주도 파괴할 수 있는 생명체가 인간이 아닐까? 그들은 정화될 수 있을까? 미래에 과학이 정신과 결합하여 또 다른 지적 영혼으로 초월할 수는 있을까?
모를 일이다.
과일.
아름답다.
그린다.
상상이 즐겁다.
우주는 넓다. 은하계는 우주의 티끌조다 작다.
인간의 삶은 찰나다. 영혼은 영원하다.
삶의 체험은 짧다. 상상력은 시공을 초월한다.
인간에게 주어진 거대한 특권이다.
체험보다 꿈속은 다양하고 넓다.
공간의 개념을 초월한다.
엉뚱한 상상을 해본다.
.
.
.
과일.
아름답다.
그린다.

이웃과 함께 할 때는 장난스럽고 진지하지 못하며 덜렁거리는 나를 굳이 정제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 나는 홀로 있을때 충분히 진지해지기 때문이 아닐까 애써 위로해가며 하루를 지낸다.
가끔 홀로 있을때 투영된 나를 보다. 그 안에 비친 이가 세태에 흔들리며 살아가고 있다할지라도 어느 정도 삶의 원칙을 고수하는 모습을 비칠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으랴만. 열심히 살아가는 이웃을 볼때마다 뜨끔거리는 자신이 망망대해에서 표류하는 낡고 부서진 일엽전주가 되는 기분이 드니 어리석은 자의 어쩔 수 없는 삶이 가엾고 부끄러워 진지함을 애써 멀리하고 있나보다.
가끔 무거운 마음 속에서 침묵해 있는 나를 해방시켜 주는 것은 상상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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