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ARTS

소식

사람 in 그림

번호 : 1
LVS갤러리 - 조재현큐레이터
등록일 : 2012.11.22

1. LVS갤러리 의 전시는 어떻게 진행이 되나요?

갤러리LVS는 국제 미술시장의 흐름을 선도하는 해외 컨템퍼러리 미술을 국내에 소개하고 국내작가들이 한국과 세계를 무대로 활동할 수 있도록 역할을 다함과 동시에, 한국 젊은 작가를 발굴, 육성하는 지원사업을 강화하여 대한민국 미술을 선도하려는 목적으로 2008년 개관하였습니다. 많이들 궁금해 하시는데 LVS의 의미는 Long-term ∙ Valuable ∙ Satisfaction의 약자로 오래도록 남을 수 있는 가치를 실현하고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 항상 노력하겠다는 다짐의 의미를 지닙니다.
해외 미술을 국내에 소개하는 국제전시와 국내 신진작가를 발굴하는 전시 그리고 국내 중견작가들의 전시가 일정한 비율로 1년 전시가 기획됩니다. 160평의 넓은 공간과 약 5m의 층고를 자랑하다 보니 콘서트, 음악회, 패션쇼, 심포지엄 등 다양한 문화행사를 전시와 함께 진행하기도 합니다. 다양한 주제의 미술 전시 기획과 타 장르 예술의 자연스러운 교류를 통해 새로운 시도를 끊임없이 추구하고 있습니다.

2. 많은 작품과 전시를 경험하실텐데요. 기억에 남는 전시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2010년은 매달 이루어지는 전시와 다수의 아트페어 참여 그리고 무엇보다 새로운 갤러리 오픈 준비로 어느 때 보다 바쁜 시간을 보낸 것 같습니다. 갤러리 전시 설치와 아트페어 오픈이 겹치는 등 일정이 겹치는 상황이 자주 벌어지곤 했습니다. 특히 장충동 신라호텔 옆 성곽길 입구에 새롭게 문을 연 ‘LVS CRAFT(엘비스 크래프트)’를 셋업하는데 많은 준비와 시간을 투자하였습니다. 4년 동안 다양한 전시를 해왔던 갤러리LVS에서 크래프트 디자인 부분만을 옮겨 전문적으로 선보이는 공간을 새롭게 오픈한 것입니다. 지난 해 4월 갤러리에서 열린 한국 백자 전시 ‘퇴적’의 서울대 황갑순교수와 제자 작가들의 현대 백자가 주축을 이뤄 갤러리가 꾸며졌습니다. 백자 작품은 깨지기 쉽고 작품의 수와 종류가 어마어마하여 전체를 옮기는 일이 그림처럼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새로운 공간을 오픈하는 즐거움에 기쁘기도 했지만 건물의 외관 디자인부터 내부 인테리어, 작품 운송, 경비 설정 등 하나부터 열까지 세심하게 신경 써야 했기에 정신 없는 하루하루를 보내야 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모든 준비가 끝나고 손님들과 함께 한 오픈식이 있었던 12월 21일, ‘LVS CRAFT’는 마치 내 자식 같은 기분이었고, 랜드마크처럼 우뚝 솟은 하얀 외관에 오렌지 컬러로 포인트를 준 3층 건물이 조명에 밝게 빛날 때 뿌듯함과 만족감을 감출 수가 없었습니다.

3. 전시를 준비하면서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인가요?

전시는 전시컨셉 결정, 일정관리, 작가 컨택 및 섭외, 작품운송, 작품설치 및 철수, 홍보마케팅, 판매, 프로모션 등 수많은 과정들이 한번의 전시를 위해서 일률적으로 이루어집니다. 여기서 어느 것 하나 부족하거나 소홀히 한다면 전시자체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기 힘듭니다. 또한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또한 팀장으로써 갤러리의 모든 생리를 파악하고 이끌어가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순간순간 일의 경중을 파악하고 일정을 관리하며 일처리를 해야 합니다. 특별히 힘든 부분은 없지만 항상 깨어있는 사고를 하기 위해 스스로 리마인드하고 행여나 부족한 부분은 없는지 체크하려 노력합니다.

4. 갤러리의 꽃이라 불리우는 큐레이터를 하시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어떻게 보면 이 일을 하는 분들과 조금은 다른 특별한 계기를 통해 지금의 자리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보통의 큐레이터분들은 미술사를 전공하거나 회화를 전공한 후 본인의 전공을 살려 큐레이터로써 미술 분야의 일을 시작합니다. 하지만 저는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사회에서 광고와 영화 홍보마케팅 일을 하며 대중과 소통하는 방법과 효과적인 프로모션의 방법을 몸으로 익혔습니다. 그러던 중 넓은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영어에 대한 필요성을 채우기 위해 캐나다 유학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학생신분이 아닌 사회인의 신분으로 유학 결정을 하기는 쉽지 않았지만, 이 선택이 지금의 일을 하게 만든 인생의 중요한 전환점이 된 것입니다.
캐나다 생활 중 가까운 미국 일주 여행을 하게 된 저는 서부를 지나 동부의 뉴욕에 도착하였고 모두가 선택하는 흔한 관광 코스인 구겐하임 미술관, 자연사 박물관, 뉴욕현대미술관(MOMA) 등을 관람하였습니다. 평소 흠모하던 유명한 작가들 고흐, 피카소, 살바도르 달리의 작품을 직접 눈으로 접한 저는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경외감, 벅차 오르는 감동 그리고 소름 돋는 충격에 제 몸을 주체할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여행일정을 변경하면서까지 하루 이틀 삼일 반복하여 미술관을 찾아 전시작품들을 구석 구석 눈과 마음에 담았습니다. 뉴욕에서의 충격적인 경험은 미술세계에 대한 동경을 현실로 가져오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한국으로 돌아온 저는 미술에 대한 공부를 시작하며 저만의 강점인 홍보마케팅, 프로모션의 경험을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미술분야에 녹일 수 있을지 고민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고민의 답이 지금 이 자리에 있는 저의 모습입니다.

5. 큐레이터로서 가장 필요한 자질이라고 생각하시는 것은 무엇인가요?

위 질문에서 답한 전시를 준비하는 과정인 전시컨셉 결정, 일정관리, 작가 컨택 및 섭외, 작품운송, 작품설치 및 철수, 홍보마케팅, 판매, 프로모션 등의 일련의 업무들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해낼 수 있는 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 이전에 미술사에 대한 이해와 현대미술의 흐름을 정확히 파악하는 통찰력 그리고 작가와 대중 즉 사람과 원활히 소통할 수 있는 인간성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이 모든 일들을 부족하지만 완벽하게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미술에 대한 열정입니다.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면서 일하는 자를 이길 수 없다.’라는 유명한 말이 있습니다. 일을 즐기지 않으면 꾸준히 열정을 갖기 힘듭니다. 돈이나 명예를 먼저 생각하기 보다는 현재하고 있는 일에 만족하고 즐길 수 있다면 두려울 것이 없습니다.
전 큐레이터로써 일하는 지금이 가장 즐겁고 신나며 미래에 제가 어떤 위치에 있을지 궁금합니다.

6.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가)작품이 있으신가요?

현대미술의 범주에서 말씀 드리자면 외국작가로는 뱅크시(Banksy)와 앤디워홀(Andy Wahol)을 한국작가로는 백남준, 천성명, 정연두 그리고 성태진 작가의 작품세계와 마인드를 좋아합니다. 저는 작가로써의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 중요한 3가지는 작가 본인의 작품세계를 열정적으로 해내는 의지력과 주변의 시선에 흔들리지 않고 끝까지 밀고 나가는 추진력 그리고 쉼 없이 자신의 사고를 표현해내려 노력하는 성실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잦대 아래 자신만의 작업 세계를 표현해내는 작가들이 위에 언급한 작가들이라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현대미술은 다양성의 결여를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곳이 아닌가 합니다. 유행을 좇아 한가지 분야로 쏠리는 현상이 심한 나라. 하지만 위의 작가들처럼 다양성을 추구하는 작가들이 존재하기에 미래는 밝다고 생각합니다.
영국작가인 뱅크시(Banksy)는 거리의 숨은 아티스트로 건물의 벽에 자신의 작품 세계를 알리며 미술의 다양성을 추구하는 이 시대 대표적인 인물입니다. 그에게 있어 세상은 캔버스이고 자신을 표현하는 도구이며 다양한 실험을 할 수 있는 무대입니다. 적시적소에 크래피티라는 표현방법으로 사회의식을 담은 작품들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크래피티 아트도 차별 없이 인정받는 영국의 문화 다양성이 부럽습니다. 한국에도 이런 괴짜가 등장하기를 기대해 봅니다.

7. 2011년 LVS갤러리의 전시 방향에 대해 말씀해 주실 수 있나요?

2월 오수진, 황종명 2인전 ‘Face 2 Face’를 필두로 2011년 전시를 시작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2~3월에 걸쳐 이이남, 신기운 등의 작가들이 참여하는 미디어 전시와 3월에는 성태진, Agus Putu Suyadnya, Phunk 3인전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Agus Putu Suyadnya(아구스 푸투)와 Phunk(펑크)는 인도네시아의 컨템포러리 작가로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펑크(Phunk)는 3명으로 이루어진 작가그룹으로 인도네시아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하고 뉴욕과 일본 등 세계적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주목할 만한 작가입니다. 이처럼 갤러리LVS는 한 분야 또는 한국작가 전시만이 아닌 다양한 전시로 대중들과 소통하려 합니다. 또한 작년 12월 새롭게 장충동 신라호텔 인근 성곽길 입구에 문을 연 ‘LVS CRAFT’ 갤러리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황갑순 교수(서울대 공예과 교수)와 그의 제자들의 백자를 소개하고 공예, 도예, 가구 등 다양한 크래프트 디자인의 작품을 전시하는 갤러리 공간입니다. 2층에서는 항상 한국의 현대 백자를 만나볼 수 있으며, 1층에서는 크래프트 디자인의 전시뿐만 아니라 1월 프랑스에 머물며 작품활동에 매진하고 계신 원로작가 오천룡 선생님의 개관전을 필두로 작은 규모의 미술전시도 진행할 계획입니다.

8. 앞으로의 계획 한마디

많은 분들이 대한민국 아트마켓이 어렵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멀지 않은 나라 싱가폴은 국가적인 차원에서 전폭적인 지지로 아트마켓을 키우려 노력하고 있는 반면, 한국은 2007년 이후로 정체되고 오히려 퇴보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얼마 전, 싱가폴에서 열린 아트페어 ‘Art Stage Singapore’에 말보로, 화이트큐브 등 세계 유수의 갤러리들이 참여하며 그 열기가 매우 뜨거웠습니다. 싱가폴의 아트마켓을 위한 국가적 노력의 반증입니다. 한국 보다 아트마켓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초라했던 싱가폴이 오히려 우리보다 더 훌륭하고 활발한 아트마켓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소식이 들릴 때면 안타까운 마음과 함께 우리나라도 좀 더 국가적인 차원에서 마켓을 키워가면 좋을텐데라며 볼멘 소리를 해봅니다. 하지만 저는 대한민국의 아트마켓은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합니다. 비약적인 경제성장을 이루고 문화를 향해 서서히 눈을 돌리고 있는 지금, 대중문화를 주축으로 문화선진국으로 향한 힘찬 발걸음을 내딛고 있고 머지않아 미술분야까지 포함한 전반적인 문화 강대국으로 우뚝 서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힘든 시기일 때 준비하고 움직이지 않으면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수 없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문구 ‘준비된 자에게만 기회가 온다.’라는 말을 항상 되뇌며 좋은 전시를 기획하고 대중들과 소통하며 더욱 활발히 움직이려 합니다. 그리고 미술분야에 중요한 중심축으로 성장해 나갈 것입니다.

알파 갤러리 - 김효정 큐레이터

웹툰 작가 - 와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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