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청동 진선 북카페 바로 옆에 위치해 있는 진선 갤러리는 윈도우展을 비롯해 1층과 2층의 전시공간을 확보해 활발히 전시활동을 하고 있다. 해외 아트페어와 국내 여러 아트페어에 아주 성실히 참여하며 북카페와 갤러리 공모전을 통해 신진작가에게 다양한 전시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전시 기획과 전반적인 업무 모두를 열정적으로 해나가고 있는 여수연 큐레이터를 만나 보았다.

 

 

갤러리 진선의 2011년 하반기 전시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전반기 갤러리 기획 전시에 초점을 두었다면 하반기에는 국내외 아트페어에 집중할 예정입니다. 얼마전 아트오사카 아트페어에 참가했었는데 한국 작가의 작품들이 많은 관심과 호응을 얻었습니다. 하반기에는 우리 작가들의 작품을 국내외 더 많은 분들께 소개하는데 주력할 예정입니다. 젊은 작가 지원 프로그램으로 진행되고 있는 윈도우전과 진선북카페 아트프로젝트도 꾸준히 전시 될 예정이며, 8월에는 조현익 작가의 윈도우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많은 작품과 전시를 경험하실텐데요.  기억에 남는 전시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작년 6월 남송미술관에서 갤러리 진선 기획으로 전시를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남송미술관이 가평에 위치해 물 맑고 경치 좋기로 유명하고 또 오픈식에도 참석할 겸해서 전시에 참여하는 작가분들과 모두 함께 1박 2일 워크샵을 가게 되었어요. 17명이 참여한 전시였는데 모두들 엠티가는 기분으로 함께 그릴 파티도 하고 작업에 대해 얘기하는 시간도 가지면서 서로 더욱 돈독해지고 즐거웠던 전시로 기억에 남습니다.

전시를 준비하면서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인가요?
전시를 준비하면서 발생하는 문제들은 결국에는 가장 좋은 전시를 만들기 위한 과정이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즐기는 편입니다. 오히려 전시가 보여진 이후의 반응이 별로일 때, 그 때 가장 힘이 빠지는 것 같습니다.              

갤러리의 꽃이라 불리우는 큐레이터를 하시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워낙 전시 보러다니는 걸 좋아했어요. 제가 힘들 때 찾는 곳이 전시장이었고, 작품과 마주해 있으면 저만의 아늑한 공간이 생기는 느낌이라 그 안에서 위로를 많이 받았던 것 같습니다. 미술이 아닌 인문학 전공이었지만 주위에 친한 큐레이터 분들이 있어서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겉으로 보는 것과 직접 경험하는 것은 많이 다를 수 있다는 조언을 받고 무작정 전시장에서 일부터 시작했는데, 다행히 제 적성과도 잘 맞고 무엇보다 즐거웠습니다. 지금은 이 분야의 전문적인 학문을 공부하고 싶어서 미술사를 전공하고 있습니다. 제 자신이 정말 행복하고 좋아하는 걸 쫓다가 보니 어느새 이 곳에 와 있는 것 같아요.      

큐레이터로서 가장 필요한 자질이라고 생각하시는 것은 무엇인가요?
매일 매일 전시가 열리고, 신진 작가들이 생겨나고, 새로운 작품들이 나옵니다. 하루가 다르게 살아 움직이는 곳이 바로 미술계이기 때문에 늘 깨어있어야 해요. 큐레이터는 이 중심에서 작가와 작품을 이해하고 알맞은 문맥에 올려놓아 대중과 소통하도록 하는 중간자의 역할입니다. 지칠줄 모르는 열정, 그리고 끊임없는 자기 개발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가)작품이 있으신가요?
사실 저는 한 시대와 장르에 한정되지 않고 광범위하게 많은 작가들을 좋아해요. 현대 미술 뿐만 아니라 고전, 동양미술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미술이라는 장르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현대인들은 이미지가 넘쳐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그 어떤 감각보다도 발달한 곳이 바로 시각이라고 생각해요. 사실 문학, 음악, 미술과 같은 모든 예술은 그 형태만 다를 뿐 본질은 다 같은 거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미술은 시각을 사용하는 장르이기 때문에 가장 추상적인 것들을 구체적으로 단번에 제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전달 효과가 크지 않나 생각합니다.

앞으로의 계획
올해 초에 파리 루브르미술관에 갔다가 Patrice Chereau의 기획전을 본적이 있습니다. 전시, 영화, 음악, 연극, 무용 등 여러 분야를 망라하여 구성하였는데, 루브르의 소장품을 중심으로 한 시대와 장르에 국한되지 않은 전시를 굉장히 재미있게 관람을 했어요. 앞으로 미술은 회화, 조각, 설치, 사진 등 장르의 구분보다는 미술이라는 큰 카테고리만 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흥미로운 전시를 보여드리기 위해서 앞으로도 계속해서 온몸으로 흡수하고 배워야 할게 많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