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A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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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기간
: 2011.06.29 ~ 2011.07.05
참여작가
: 
전시구분
: 국내 , 개인전
전시장소
: 화봉갤러리
 
  서울 종로구 관훈동 백상빌딩 197-28번지 지하 1층
관람료
: 무료
관람시간
: 오전 10시 ~ 오후 7시
오프닝
: 2011.06.29 18시 00분
휴관일
: 없음 설날, 추석 당일 휴관
문의전화
: 02-737-0057
홈페이지
: www.hwabong.com
전시개요
<작가노트>
내 작업은 어떤 계획 하에 그려진다기 보다는 직관을 통해서 결정되고 진행된다. 망막에 비치는 혹은 연상되는 현실과 상상의 이미지는 나로 하여금 그리게 한다. 그 형상이 만들어진 다음에 내 안에 무엇이 이것을 그리게 하였는가를 비로소 질문하고 이해하는 편이다. 나에게 회화란 삶과의 끊임없는 대화의 과정이다. 누구보다 현실에 민감한 나의 성향과는 반대로 과거의 기억은 나에게 새로운 에너지와 삶의 의미를 뿜어내는 마술램프와 같다. 얼마가 될지 모르겠지만 한동안은 기억에 관해 그릴 것 같다. 지금의 답답한 시간도 미래에 놀라운 의미의 축적된 시간으로 새롭게 다가올지 모른다. 내 그림에서 사람들이 어두움 속에 유머를 찾았으면 좋겠다. 어두움만 보는 결과를 얻는다면 내 그림은 실패한 것이다. 위에서 미처 표현 못한 얘기를-어쩌면 내 작업에서도 표현 못한- 직설적으로 하자면 나는 과거와 고향을 사랑하지만 그립지는 않다. 오히려 현실과 미래를 기대한다. 돌맹이 하나, 풀 한포기, 현무암에 고인 빗물조차 사랑하지만 내 삶의 자욱인 과거를 그리워하지는 않는다. 보는 이들이 나의 그림에서 그리움을 읽는다면 내가 거짓을 그리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내가 내 그림에 묻는 질문이다. 내가 기억을 그리는 이유는 무엇인가. 심리학자나 정신과 의사의 상담을 받으면 빠를지 모르겠으나 그 전에 계속 그리다 보면 어떤 해답을 얻을 런지 모르겠다.


<작업설명>

<물고기를 든 엄마> <Prince of Jeju>에서 물고기는 삶의 무게를 뜻한다. 정확히 말하자면 ‘삶의 무게가 그려졌다’. 삶의 무게는 짐이 아닌 삶이 가진 소중한 가치를 뜻한다. 삶의 무게는 운명적인 위대함이기 때문이다. 그것을 긍정하고 누구보다 이해한다. 물고기는 아울러 자신의 정체성을 상징한다. 물이 무서워 수영을 하지 않았던 유년시절이었지만 늘 보고 자란 바다는 차갑기보다는 따뜻하고 야성적이며 무섭지만 아름다웠다. 장마 때 기분 좋게 일주일동안 줄기차게 쏟아지는 비는 방안에서 그림을 그리며 놀던 나를 행복하게 하는 휴식 같은 친구였다. 그런 면에서 나는 물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바다에서 펄떡거리는 분홍색 물고기는 연약하지만 순수한 생명력을 뽐낸다. 시큼한 바닷 내음은 나를 유년의 호기심과 두려움의 시간으로 이끈다.
<Prince of Jeju>의 배경은 제주의 절벽이다. 경이롭고 거친 제주의 절벽에서 파도소리는 근원적인 힘을 느끼게 한다. 육각형 주상절리 위에 서서 옥돔을 들고있는 소년은 금관을 썼다. 그는 왕이다. 적어도 그의 세계에서는. 그 왕관을 조금씩 벗어가는 것이 성장의 과정이다.
<누이의 섬>, <snow>는 고향의 자연에 대한 나만의 헌사이다. 내가 보기에 제주는 여성적인 섬이다. 상처받지 않았으면 하는 섬, 그렇기에 사랑하는 누이 같은 소녀를 닮았다. 소녀 옆에 있는 눈표범은 나를 몽환으로 안내하는 아름다운 동물이자 안내자이다. 나는 이 동물을 꼭 보고 싶다. 거친 산악에서 고독하게 사는 이 경이로운 동물을 본 사람은 누구나 이 동물을 사랑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사적인 얘기지만 이 눈표범이 내 누이를 지켜주었으면 좋겠다. 왜냐면 나는 오빠 노릇을 제대로 못했기 때문이다.
<추운날>은 이전 작업의 확대판이다. 내 작업에서 이질적인 요소는 중요하다. 겨울과 여름의 상징인 눈과 야자수, 나는 이것을 실제로 보면서 자랐다. 그 생경한 풍경은 자체만으로 아름다웠다. 이러한 이질적인 요소들을 중첩시켜서 삶의 아이러니를 형상화한다. 열대의 파충류와 눈, 활엽수와 에스키모, 삶이란 대립하는 요소들이 균형과 때론 마찰을 일으키며 조화를 이루고 있다. 작품에 등장하는 동물들은 그림 속 주체의 또 다른 분신이다. 본질적인 외로움을 함께 할 우애적 대상이기도 하며 야생적인 경계심의 발현이라고 볼 수도 있다.
<화가와 새>는 자화상이다. 화가를 그리고 싶었다. 작가라는 신분과 날지 못하는 닭에게서 묘한 동질감을 보았다. 숙명과도 같은 끈을 말이다. 하늘을 날지는 못해도 바다는 자유를 상징하는 공간이다. 수평선은 건조한 이 그림 안에서도 숨은 듯 함께한다.
참고로 기억에 아이들이 병아리를 사와서 닭으로 사육시키는 과정은 늘 실패하기 마련이었지만 닭이란 가축은 얘나 지금이나 애뜻 하고 정감 가는 동물임에 틀림이 없다. 어릴 적 어디선가 온 떠돌이 닭이 우리 집 옆 작은 대나무 숲에 알을 몰래 낳아 놓았다. 그 사정도 모르고 그 닭을 괴롭힌 내가 얼마나 싫었는지 모른다. 그 닭이 유난히 생각나 그렸다.

풍경작업은 환영처럼 펼쳐지는 과거의 정경이다. <얕은 굴>은 서귀포 천지연 폭포가 가까이 있는 계곡의 깊지 않은 굴이다. 굴 천정에서 물이 뚝뚝 떨어 졌던 것을 약수라며 받아먹던 기억이 난다. 원시유물이 발견되었던 이 굴 안은 이외로 매우 아늑하다. 제주는 용암동굴이 많은데 이 동굴은 용암동굴이 아닌 자연 동굴이다. <sea>는 바닷가의 현무암이 펼쳐진 풍경을 연상했다. 나는 제주 바닷가의 현무암의 비정형적인 형태를 보면서 추상적인 아름다움과 영겁의 신비로움을 느끼곤 했다.

<공항 가는 길>은 짧고 사소한 여정의 시작과 끝을 장식하는 공항으로 가는 정경이다. 공항도로의 담장 너머 보이는 수평선과 대기 중인 비행기의 날개는 비애 비슷한 감정을 준다. 애잔함이라고 표현하곤 하지만 그것보다 복잡한 감정이다. 미어켓은 이전 작업에서 등장시켰던 개체로 나에게는 매체로 많이 접했던 친근한 동물이지만 육안으로는 동물원에서 한번밖에 보지 못한 동물이기도 하다. 하지만 특유의 사회성과 태생적 귀여움으로 나의 관심을 끄는 동물이다. 그들이 보여주는 독특한 경계의 자세는 나로 하여금 삶 속에서 뭔가를 주시하고 기다리는 인간적 숙명을 연상케 한다. 갈구하고 기다리는 것, 누구나 무언가를 찾고 바라보고 있다. 야생 속 미어 켓과 내 그림 과의 제일 큰 차이점은 내 그림 속의 이 동물들은 부유하고 서성대고 있다는 것이다. 정확한 목표가 부재한 어쩌면 그 목표를 찾고 있는 듯한 존재들이다. 참고로 집에서 제주공항은 택시로 지척이다.

<나무에 오른 아이> 에서의 나무는 성인과 같은 존재다. 크고 안정된 나무는 또한 나에게 진부한 전통이자 잊혀질 수 없는 과거와 같이 다가온다. 그 나무에 오르는 아이의 이미지는 묘한 감흥을 불러일으킨다. 향상심이자 어떠한 극점에 도달하고자 하는 의지일 수 도 있다. 그림 속 나무는 큰 후박나무이다. 이 나무는 어릴 적에 동네 중심부에 자리잡아 당산나무로 대접받곤 하던 나무 종류다. 이 믿음직한 나무는 친할아버지 동네에도 있었고 어릴 적 골목에도 있었다. 크다는 것 외에는 별다른 개성이 없지만 인간적인 풍모가 매력이다. 그늘이 매우 시원하고 바람소리가 싱그럽다. 마음씨 좋은 노인네를 대하는 듯하다.
'RETURNS' 전시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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