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전시 소개
금혜원 작가가 지난 작업에서 도시의 시공간적 이면에 집중해왔다는 점을 생각해볼 때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반려동물에 대한 작업은 다소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반려동물에 대한 이 작품들을 면밀히 살펴보면 그 출발점이 대상의 외형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 자체에서부터 출발하는 관계에 대한 것이라는 판단에 이르게 될 것이다. 삶의 환경에서부터 우리가 사회 안에서 맺고 있는 관계로의 이 변화는 인간을 향한 변모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끊임없이 타인과의 관계를 유지하고 그러한 관계를 통해 존재의 의미를 찾는다. 급격히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인간 사회에는 더 복잡한 관계들이 형성되어 왔지만 그 이면에는 군중 속의 고독, 즉 대중사회 속에서 타인에 둘러싸여 살아가면서도 내면의 고립이 증가하는 사회적 현상이 대두되었다. 정신적 외로움의 증가는 자연스럽게 반려 동물의 양적, 질적 증가를 가져왔고 작가는 현대사회에서 반려 동물과의 교감이 끝을 맺는 지점에 집중한다.
그렇다면 왜 작가는 유독 반려 동물의 죽음에 천착하는 것일까? 이것은 그가 진행해 왔던 작업의 연장선에서 생각해 볼 수 있다. 대상에 대한 작가의 시선은 분명 즉물적이다. 사진의 다분히 공격적인 시각적 특성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는 말이다. 그럼에도 그 대상을 통해 작가가 이야기하려는 인간 자체에 다가서는 길에는 여러 번의 굴절이 존재한다. 도시에 대한 그의 이야기들이 시공간적 반영을 통해 인간을 향했다면 이번 시리즈에서는 삶과 죽음이라는 동전의 양면, 관계라는 설정을 이용해 현대 사회에서의 인간 존재에 다가선다. 이 과정에서 작가는 보다 넓은 관객의 사유를 이끌어내고 있는 것이다.
금혜원은 반려 동물에 대한 시선을 통해 강요가 아닌 권유를 시도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가 스스로 다다를 수 있는 지점은 인간의 애정과 집착일 수도 있고 죽음을 다루는 시스템이나 영원에 대한 근원적 욕망, 혹은 또 다른 어느 곳일 수도 있다. 그곳이 어디이든 우리는 이 전시를 통해 사회, 그리고 인간 존재에 대한 또 한번의 정신적 향유를 경험하게 된다.
q 교육 프로그램
- 단체 전시관람: 유치원생~고등학생 대상, 전시기간 중 사전예약
- 도슨트 안내 및 교육 프로그램 문의 |
사무소, T. 02-739-7098, artsonje_edu@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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