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ARTS
  • 인터뷰 날짜 : 2011.12.18
  • 인터뷰어 : 김남은(신한갤러리 큐레이터)
  • 글 작성자 : 김남은(신한갤러리 큐레이터)
  • Q. 전시 축하 드립니다. 준비 많이 하셨을 텐데 첫 번째 개인전에 대한 소감은 어떠신지요?

    A. 감사합니다. 개인전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제 작업을 보여주는 자리라고 막연히 생각했었는데, 설치와 전시를 거치며 그 동안의 작업을 묶어 또 다른 하나의 큰 작업을 보여주는 자리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디스플레이를 하며 공간에서 그림을 만들어 내는 것을 많이 배웠습니다.





    나부끼다  30 x 30cm  나무에 아크릴 과슈, 흑연, 콩테  2011


    Q. <사이의 사이> 전시에 대한 전반적인 소개 부탁 드립니다.

    A. 전시 제목인 ‘사이와 사이’는 무언가와 무언가를 이어주는 공간적 개념인 사이와, 관계를 나타내는 사이 두 가지를 의미합니다.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고, 그 관계는 사람과 사람 또는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의 사이를 채우고 있는 눈에 보이지는 않는 유기체적인 기운의 흐름이나, 관계가 이루어지고 있는 찰나를 이미지로 표현해 보았습니다.

    Q. 작업의 내용을 ‘소통’과 ‘관계’로 생각해도 괜찮을까요? 작품들을 통해 작가님이 담고 싶었던 혹은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무엇이었나요?

    A. 특정하지 않은 모든 대상들의 의도치 않은 또 다른 불특정한 대상과의 관계를 이미지로 나타내고, 일상적이거나 우연처럼 지나가는 모든 것도 그 사이에는 뜻밖의 새로운 관계가 흐르고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쉽게 말해 내가 지금 걷고 있다면, 나와 만나는 길과 지나치는 많은 사람들이 모두 쉽지 않은 운명으로 만나게 되었고, 뜻깊은 관계를 이루고 있다는 것을 공유하고 싶습니다. 그러면 모든 것이 소중하고 신선한 느낌이거든요.

    Q. 전통적인 동양화의 재료를 사용하고 있지는 않지만 조형적인 면에서 동양화의 전통이 엿보이기도 합니다. 그런 점에서 작품이 (전시제목 혹은 몇몇의 작품제목처럼) 전통과 현대를 연결하고자 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전시된 작품과 더불어 동양화에 대한 작가님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A. 제 작업에서 전통과 현대를 연결하고자 하는 의도는 없습니다. 그냥 구수하고 담백한 것의 미를 좋아하는 취향과 정돈된 조형을 좋아하는 성향이 현재의 작업에 표현되었을 뿐입니다. 그리고 노자와 불교의 이야기들을 좋아하는데 그러한 생각이 작업에 많이 반영되는 것 같습니다. 저는 그러하고 때로는 그러하지 않은 저를 그대로 가장 잘 표현하기 위해서 최대의 방법을 고민하는 것이 작업하는 데 있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합니다. 전통적 동양화를 계승해야 한다는 의무감은 진심으로 작업에 임하는 것을 방해한다고 느낍니다.

    Q. 사용하는 재료(아크릴 과슈, 흑연)와 작업과정을 설명해 주셨으면 합니다.

    A. 요즘은 주로 장지나 나무 위에 밑 작업을 한 뒤, 아크릴이나 아크릴 과슈를 작업에 따라 선택하여 사용하고, 흑연으로 선을 그어 작업합니다. 흑연의 선은 관계의 흐르면서 이어져 있는 느낌으로 사용하고, 번지게 하거나 지우기도 하면서 온전하거나 원활할 수만은 없는 관계들로 표현했습니다.





    아. 1  80 x 116cm  나무에 아크릴, 흑연, 숯  2010




    Q. 작업에 대한 아이디어는 주로 어디에서 영향을 많이 받는지 궁금합니다.

    A. 일상적인 풍경들이 작업에 표현되는 공간이 되고, 살면서 얻는 깨달음들이 주로 작업의 소재가 됩니다. 제가 살아가는 방식이 작업에서 이야기하고 싶은 것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수많은 입자들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관계에 대한 이야기는 제가 살면서 순간순간 나를 인식하는 방법이기도 하고, 작업을 통해 보여주고자 함이기도 합니다.

    Q. 작업을 하지 않는 시간에는 주로 무엇을 하며 보내시나요?

    A. 뛰는 것을 좋아해서 운동을 주로 하는 것 같네요. 좋아하는 감독의 영화들을 보는 것도 매우 좋아합니다. 프랑소와 오종의 영화들은 너무 좋아해서 본 영화들을 자주 다시 봅니다.

    Q. 좋아하는 화가나 작품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A. 베이컨과 안토니 곰리의 작업을 좋아합니다.Q. 첫 개인전을 시작했으니 앞으로 더 고민하고 노력해야 할 것들이 많아지리라 생각됩니다. 앞으로의 작업은 어떻게 이어질지 미리 들어봐도 괜찮을까요?

    A. 앞으로의 작업은 더 노력하거나 애쓰지 않으려 합니다. 그냥 있는 그대로 그러한 자신의 모습을 노력이나 애를 씀으로써 자연스럽지 않게 만드는 것은 오히려 제 진심과 멀어지는 길인 것 같습니다. 저를 꾸미고 진심을 방해하는 많은 것들을 깨닫고 온전한 진심을 작업으로 표현해 나가는 길이 기대되고 설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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