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로 아크릴 물감과 오일크레용을 사용해 산, 바다, 성당, 기도원, 군부대, 전쟁 장면을 그린다. 배경욱의 작품에는 작열하는 붉은 태양이나 태양의 흔적, 노을이 자주 등장하는데 작가에게 태양은 ‘신의 눈’을 의미한다. 특유의 굵고 무심한 터치로 밑그림 없이 형상을 잡아 나가며 빠른 속도로 색을 덧칠하는 과정 속에서 작가는 “어떻게 그림을 살아나게 할까?”라는 말을 자주 한다. 즉흥적이고 유연한 그만의 방식으로 소재 배치와 색의 변화를 순간순간 고민하는 것이다.
원색 대비가 두드러지는 색채와 짙은 색조, 화면의 대담한 구성은 한국화 화가였던 어머니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그는 사랑하는 어머니와 갑작스러운 이별 이후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는데, 어머니뿐 아니라 세상을 떠난 가족의 기억, 주로 공간에 새겨진 그들과 함께했던 추억 역시 작품의 주된 소재가 된다. 작가에게 그림은 떠나버린 가족을 애도하는 방식인 동시에 고통스러운 삶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유일한 출구이다. 그는 그림을 그리면 그동안 쌓였던 답답한 마음이 트이고 기쁨의 장면이 떠올라 꿈꾸는 행복의 세계로 갈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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