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작가는 초등학교 6학년에서 고등학교 3학년까지 하루도 빼놓지 않고 일기를 썼다. 말하기 연습을 목적으로 작가 어머니가 처음 제안한 일기 쓰기는 작가에게 점차 규칙적인 일과와 습관이 되어 긴 시간 지속되었고, 그 당시 발화가 어려웠던 그에게 중요한 소통 수단이 되었다. 온 힘을 다해 눌러 써 너덜너덜해지다 못해 구멍이 뚫린 페이지 앞에서 작가의 어머니는 눈물을 흘리며, 이들 노트를 보면 그 당시의 시간이 떠올라 가슴이 너무 아픈데 어쩐지 버릴 수 없다고 말한다. 일기는 작가와 어머니가 소통하는 소중한 도구였다. 어머니의 표현대로 ‘마치 CCTV 카메라처럼’ 하루에 있었던 모든 일을 낱낱이 나열한 기록을 보며 어머니는 아들의 기분과 시선을 이해할 수 있었고 그 옆에 메모를 남김으로써 아들과 대화할 수 있었다.
특유의 필체로 하루의 일과를 성실하고 소박하게 기록하는 이 작업은 그가 대학에 진학하고, 좀 더 유연하고 자유롭게 소통하게 되면서 중단되었다. 현재 양시영은 여행에서 본 풍경이나 자연, 동물의 모습을 그리는 작업을 활발하게 진행하며 자신만의 따듯하고 섬세한 언어로 세상과 대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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