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률은 ‘여인’, ‘꽃’. ‘공작’, ‘말’을 그림의 주된 소재로 삼고 있다. 자유롭고 굵은 필선에 의해 그려진 그의 그림 특징은 어느 누구가 보아도 드로잉적 요소가 매우 강하게 전달된다. 시각적으로 전달되고 있는 형상과 색채는 현실적으로 느낄 수 없는 요소들로 화면에 채워져 있으면서, 자유롭고 강한 드로잉적 표현은 그의 특이한 그림세계를 읽을 수 있는 측면으로 이해된다.
외면적으로 나타난 드로잉적 필선의 특징이 직각적이고 단순한 획으로 일관되고 있다. 원론적인 표현같지만, 일획적 표현의 구사는 그의 집중적인 작업의 양과 맞물려 있을 것이고, 시간적인 축적과 숙련의 결과로 인하여 나타내 보인다. 유연하고 부드러운 필획과 자연스러운 물성이 서로 짝이 되어 만나 지면 위에 표현되어져 그림은 편안함과 마음의 휴식으로 다가온다. 어느 장르의 매체와 도구의 활용이 용이하겠는가. 그는 보고 배운 것이 이것이라! 동양회화에 있어서 전통적인 모필의 특징과 부드럽고 수성과 잘 어울리는 한지는 우수한 재료이다. 모필이 자신의 신체의 일부와 같이 자유롭게 운용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의 배분과 인내를 요구된다는 측면에서 쉬운 과정은 아니었을 것이라 짐작된다.
그는 현대회화에 있어서 이미 장르의 구분이 모호해졌음을 잘 인식하고 있다. 그림의 표현이 독창과 다양성에 있기에, 그는 전통적인 한지(장지)를 비롯하여 목, 비단, 아사 등 다양하게 다루고, 사용하는 재료는 동양화 물감, 아크릴 등을 자유롭게 쓰면서, 필법과 도구는 전통적인 붓, 다양한 재료에 의한 일획적인 필법과 자유로운 드로잉적인 터치에 의한 표현에 중점을 두고 작업하고 있다.
그림을 그리는 궁극적인 정신적 표현은 동양화론을 다루는 여러 문서에서 잘 나타나 있듯이 원형상’표현의 추구이다. 그의 작품의 주제를 통하여 익히 짐작되듯이‘달빛무대’를 통하여 인생무대를 승화시키려는 것이다. 그래서 그가 그리는 작품의 세계는 느리지만 정직하게 자신의 그림세계를 분명하게 나타내 보이려는 정신적 자세에서 앞으로 김형률의 작품의 향방에 대하여 희망적임을 조심스럽게 예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