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ARTS

  • 작가명 : 김선혁,  digital print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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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노트
눈앞이 캄캄하다. 어두움의 연속이다.. 자신이 처한 상황을 이와 같이 표현하는 수많은 사람들 속에서 나 역시 이와 같은 현실을 마주하며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내가 직시하고자 하는 어둠은 막연한 어둠이 아닌, 빛을 보기 위한 발판 역할로서의 어둠이길 기대한다.
어둠 속에서 미미한 작은 빛에 집중 되듯이, 수많은 화려한 빛에 현혹되기보다는 궁극적이며 원천적인 빛, 즉, ‘진리’의 빛을 찾기 위해 어둠 속에 마음과 몸을 움튼다.
피조물.. 즉, 대자연 안에 속한 미세 존재임을 인식하며 겸허히 진리의 빛에 시선을 옮기고자 한다.

알 수 없는 본능적 믿음으로 시작하는 하나의 진리는 곧 삶의 방향성을 설정해주며 존재의 이유를 끊임없이 느끼게끔 한다. 따라서 나의 작업은 소박한 삶 속에서의 진리 탐구, 그 안의 깨달음, 그리고 심적 변화와 같은 감성, 혹은 영성을 담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이다.
“현재, 나는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둠, 가시밭길, 수많은 갈림길 속에서 하나의 빛을 찾아 머뭇거리며 서 있다.”
오늘의 삶 속에서 찾고자 하는 나의 진리적 탐구는 ‘나’란 존재의 의미와 바람직한 삶의 방향, 형태를 정립하고자 하는 자세에서 시작한다. 즉, 끊임없는 존재의 고찰을 통해 현실의 상황과 대면하고 이상적인 삶을 꿈꾸며 진리적 해답을 찾고 정의한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시각화 하는 것이 이번 작업의 큰 틀이라 할 수 있다.

존재의 의미를 깨닫기 위한 하나의 일상적 행위로 ‘올려다보는 것’에 주목하는데, 이는 다르게 표현하면 나의 ‘작음’을 깨닫는 행위라 하겠다.
짐작하기조차 힘든 광활한 우주 속, 티끌과도 같은 지구라는 행성 안에, 흔히 말하는 코딱지만한 크기의 대한민국 땅덩어리 안에, 수많은 생명적 움트임 가운데, 나의 작은 꼼지락을 깨닫는 순간 느껴지는 알 수 없는 안락함을 통해, 나의 존재를 정의한다.
‘나는 이처럼 작은 존재다.’ 하늘을 올려다보다가 새삼 깨닫는 이 소박한 진리는 끊임없는 경쟁, 치열한 전장과 같은 근시안적(myopia) 현실에서 벗어나, 보다 상위의 가치를 상기시킨다. 이는 다시 평안과 위로 속에 이끄는 작은 불빛, 현실에서의 작은 소망을 가시화 하여 보여준다..

20대 후반. 이 시기의 많은 이들이 현실과 이상(혹은 비전)의 갈림길에서 갈등한다. 흔히 현실의 어둠을 인식하고 두려워한다. 두려움은 진리를 가로막는 벽과 같다. 나 역시 이 벽 앞에서 어리바리 할 때가 많고, 앞으로도 끊임없이 이러한 벽과 마주하게 될 것을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다. 이 두려움을 떨쳐내기 위해 모든 것의 우선순위, 즉 진리적 가치를 놓치지 않으려 발버둥 치고 있다.
어둠은 빛을 등지고 앞서서 걷고자 할 때 깊어진다. 빛보다 ‘나’를 낮추고 한 발짝 물러서서 그 빛에 시선을 옮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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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평론
형태가 있는 모든 것들은 어둠 속에서 빛과 공존 할 때 더욱 강하게 발현된다. 빛은 다양한 의미의 상징성(symbolique)을 내재 한다.
우리가 눈을 통하여 외부 세계를 지각하는 것은 모두 빛에 의한 현상으로, 다양한 의미로서 어두운 곳을 밝히고, 유효한 모든 것들의 진가를 드러내며, 미래에 대한 희망이나 영광을 비유하는 의미이자, 사람의 내면과 다른 무엇의 징표로 외적 분위기 또한 드러낸다.

작가 김선혁이<소박한 진리:Simple Truth>전시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빛의 의미는 무엇일까? 20대 후반의 청년작가인 그는 현실과 이상의 경계에서 경험하고 느끼는 포괄적인 감정들을 빛과 시선이라는 형식을 통해 이야기 하고 있다. 그에게 있어 빛은 평안을 담은 삶의 질서이자, 휴식과 치유의 공간으로 존재한다.
때때로 삶의 현실과 이상의 경계에서 느껴지는 괴리감들은 우리에게 좌절과 실망의 순간을 맞이하게 하고, 현실을 부정적으로 직시하고 직면하게 한다. 이 모든 실패의 경험은 또한 우리를 삶에 대한 두려움과 공허함으로, 혹은 현실에서의 무기력한 타협으로 이끌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내적 경험을 바탕으로, 자아에 대한 존재적 고찰을 통해 나약한 나를 인정할 수 있으며, 치유와 희망 또한 갈망한다.

이러한 현실과 인간의 내면을 대표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작품 'simple truth Ⅲ'의 사다리는 모양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채,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없는 불완전하며 위태로운 형태를 하고 있다. 이는 나약한 인간의 현실과 내면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매개체가 되어 불완전하며 나약한 인간의 외적인 모습을 대리하는 한편, 이상의 가치에 대한 갈망과 의지 또한 표현하고 있다. 사다리의 중심에는 작은 구멍이 뚫린 물체가 위치하고 있는데, 대지의 갈라진 틈과 같은 이 작은 구멍을 통해 올려다보는 하나의 행위는 내면을 바라보는 이면의 시간을 제시하며, 작가가 현실과 실존의 공간을 초월한 그 어떠한 대상(절대자)에게 자신의 삶을 의지하는 고백과 같은 것이다.

‘나는 이처럼 작은 존재다.’ 하늘을 올려다보다가 새삼 깨닫는 이 소박한 진리는 끊임없는 경쟁, 치열한 전장과 같은 근시안적(myopia) 현실에서 벗어나, 보다 상위의 가치를 상기시킨다... 두려움을 떨치기 위해 모든 것의 우선순위, 즉 진리적 가치를 놓치지 않으려 발버둥 치고 있다...- 2011 작업노트 中 -

작가는 최근 생활에서 가장 밀접하게 관련된 사물들을 작업의 소재로 삼아 마치 각기 하나의 덩어리처럼 구성하고 설치하는 방식으로 자신이 매순간 마다 써내려간 일기형식으로 진솔하게 풀어냈다.
전작 'Drawn by life'에서 단단한 스텐레스 스틸 소재를 나무의 뿌리처럼 구부려 이어붙이고 용접하여, 구체적 형태로 형상화하는 직접적인 방법을 통해 의미를 드러냈다면, 이번 전시에서는 자신의 내면의 메시지 전달에 초점을 둔 설치 작업과 영상작업들로 공간을 구성한다.

그가 향하는 시선과 그 시선 넘어 빛이 존재하는 세상에는 인간의 생명의 근원이자 진리인 빛이 존재하고 치유와 위로로서 가시화되어 실존한다.
또한, 이번 작업에서의 빛은 내면의 중심의 고백이 되고, 지금 우리의 어두운 현실을 밝히며, 존재하는 세상의 모든 것들에게 다시 새로운 생명의 호흡과 희망을 불어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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