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ARTS

  • 작가명 : 이제혁,  oil on canas(finger painting) 100F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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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노트
나의 그림은 야수파 표현주의 어쩌면 어디라고 속할 수 없는 그림이다. 기법은 손가락으로 그림을 그린다. 선의 자유를 느낄 수가 있고 원색의 감정을 나타내는 데 나에게 적합하다. 난 일상 상상 꿈 고대 신화 얘기 종교 얘기의 스토리로 1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그린다. 그림에 난 항상 등장한다. 그림으로 사회적 풍자나 일상을 비판하기도 하고 재미를 추구한다. 나에게 있어 그림은 솔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솔직한 그림만이 느낌을 배로 전달하여 감동과 느낌을 준다. 앞으로 항상 경험하고 감정을 그림화폭에 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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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평론
김지혜(독립큐레이터)

맑시스트 작가와 극사실주의 작가들이 작품 속에서 그토록 배제하고자 했던 건 인간의 감정이었다. 아무리 객관적인 팩트만을 작품의 내용이자 소재로 채택하고자 노력해도 인간의 손끝에서 탄생한 작품에는 감정과 생각, 무의식이 묻어날 수밖에 없었다. 차가운 기계덩어리인 카메라 셔터에 감정이 잔뜩 묻어있는 손끝이 닿으면, 사진에도 작가의 슬픔과 기쁨 따위가 묻어나지 않던가. 마치 온몸을 부유하던 감정이 손끝에서 찬란한 꽃을 피워내기라도 하는 것처럼 말이다.
이러한 면에서 작가 이제혁은 솔직하고 천진난만하다. 힘있는 터치, 두툼한 테두리, 강렬한 색채, 두터운 마티에르, 어느 것 하나 작가의 감정이 묻어있지 않은 요소가 없다. 작가는 이러한 회화적 장치들이 가장 원초적인 도구인 손가락에서 탄생했노라고 고백한 바 있다. 형식적인 요소에서 벗어나 내용적인 측면을 들여다보아도 마찬가지다. 스토리텔러 역할을 부여 받은 작가는 일상, 고민, 꿈 등을 온갖 감정에 버무려 혈기왕성하게 쏟아내고 있다. 작품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어느 선술집에서 벌건 얼굴을 한 젊은 남자의 기쁘고도 슬픈 이야기를 하염없이 듣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이처럼 이제혁의 작품에는 그가 어떤 곳에 사는지, 어떤 고민을 하는지, 종교가 무엇인지, 가족 중 누가 아프고 누가 힘든지, 어떠한 성적 환타지와 욕망을 품고 있는지가 모두 들어있다.
그러나 이러한 노출증은 전혀 거북하지 않다. 오히려 관객과의 친밀한 관계성을 획득하게 하는 긍정적 작용을 하고 있다. 누구나 비밀과 밑바닥 감정을 공유하는 순간 상대와 긴밀한 연결고리가 형성되었다는 위안을 받지 않는가. 바로 이러한 위안이 그의 작품에 있는 것이다.
심지어 작가는 무의식의 범주까지도 드러내고 있다. 가톨릭이라는 종교를 표방하고 있지만 그 저변에는 한민족의 집단 무의식, 토테미즘이 깔려있으며, 아버지의 병환을 염려하는 착한 아들로 나타나지만 동시에 강한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표출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어머니의 꿈 속에는 말(馬), 꽃, 춤추는 형상 등 성적 메타포가 곳곳에 장착되어 있으며, 여러 작품을 통해 등장하는 왜곡된 색채, 이를테면 검은 얼굴과 붉은 육체 등에는 사랑, 갈망, 증오, 혐오라는 무의식적 감정이 표현되어 있다.
이제혁의 작품이 지니는 가장 큰 강점은 솔직하고 천진난만하다는 것이다. 엄청난 기교를 부리지도 않았으며, 억지로 짜맞추며 의미부여를 하지도 않았다. 따라서 우리는 여러 현대미술 앞에서 부딪히는 고대 상형문자를 해석하는 난제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 즉 은폐와 거짓이 범람하는 이 시대에 작가의 순수성은 우리를 편안과 안락의 세계로 인도하고 있다는 말이다.
결국 진정한 안식은 거짓 없음과 순수에 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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