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ARTS

  • 작가명 : 정연연, 지류  수채화 물감과 과슈, 잉크, 금박 36 x 51cm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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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노트
2010’
그녀가 되었다.

작업설명서
- 정 연연

한 가지의 소재를 가지고 수년을 그려오는 것은 젊은 아티스트의 창조 활동에 있어 위험한 형태가 될지 모른다. 실질적으로 나는 주변 지인들로부터 새로운 작업을 구상하고 연구할 때 쯤, 그들은 내게 여성만을 그려오는 행위에 많은 염려의 소리를 전하곤 하였다. 그런 말들이 끊임 없이 들려올 때쯤이면 나 역시 불안한 것은 마찬가지다.
결국은, ‘버릴 수 없다. 그려내지 않을 수 없다.’라는 생각으로 여자들을 그려 낸다.
이유는 단순하다. 여전히, 내게는 여성이란 존재가 정립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것은 극도의 불안감과 함께 의심을 낳고, 항상 내 머리 속에서 떠나려 하지 않는다. 끝없는 여성에 대한 의심과 불안감이 충족되지 않고, 사라지지 않는 한 여성을 그리고 또 그려 내고 있을 것이다.
본격적으로 본인의 작업을 설명하고자 한다. 흔히들, <여자의 적은 여자다.>라는 말이 있다.
이는 오랜 시간 동안 국적이나 인종을 무시하고, 여자들의 세계에서는 공감대를 이루는 이야기 중 하나다. 인류는 수 세기 동안 남성들의 상상 속에서 만들어 졌다고 생각될 때 여성의 형태는 심하게는 물건으로 교환 시 되는 상황까지 갔었다. 하지만 여성은 남성에게 적의를 품지 않는다. 오히려 우호적이기 까지 한다. 때론 같은 여성을 짓밟고 올라서면서 까지 남성들에게 잘 보이려 한다. 나는 이러한 여성의 모습이 안타깝게도 하면서 매력적인 이야기로 느껴지기까지 했다. 그래서 나의 형태로 이뤄진 것이 ‘여성의 책략과 남겨진 형태’이다. 돌이켜 보면 이 이야기의 발판은 오랫동안 내 머릿속에서 하나의 이미지가 파노라마 처럼 불연 듯 떠올려 졌을 때이다. 여자 중학교에 다녔던 나는 현재도 그렇지만 남성적 성향이 짙었다. 당시, 나는 세 명의 친구와 친하게 지내고 있었는데, 한 A라는 여학생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었고, 또 다른 B여학생은 내게 호감을 지니고 있었다.(참고로 여학교에서의 이러한 상황들은 어디를 가나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내게 호감을 지닌 B여학생은 이 모습에 나름 질투가 났었나 보다. 분명 그 둘은 친한 친구 사이였다. 어느 순간 B여학생은 앙칼지게 A여학생을 공격하였고 그러한 모습은 때론 정치적인 형태를 갖추면서 일상적으로 일어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개적으로 인정되지 않았다. 이 외에도 내가 지금까지 겪어왔던 여성의 공격성에 두려워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잘 나가다가 어느 순간 적이 되어 버리고, 그 상처가 유달리 아픈 이유는 아마도 여자들이 주로 깊은 우정을 추구하며 서로를 의지하기 때문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분명 알고 있다. 남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무력한 소녀나 여자들의 집단에서의 불안감을 말이다. 일반적으로, 소녀, 좀 더 포괄적으로는 여성을 괴롭히거나, 나쁜 소문을 퍼뜨리거나, 증상 하거나, 창피를 줘 그 여자가 친구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하게 만들거나, 대학 동창회에서 추방되거나, 일자리를 잃게 하거나, 남편으로부터 이혼을 당하게 만들거나, 사교계에서 버림을 받도록 하기 위해 힘을 ‘간접적으로’ 행사하는 것이 여자들의 세계에서 자주 보인다.라는 것을 말이다. 이 중에서 가장 무서운 최대의 무기는 험담이다. 여자들의 험담은 남자들의 험담보다 기교 있으며 강력하다. 그 사례는 많다. 연애인이나 자신의 직장 상사나, 부하에게 “그 여자 정말 지저분해.” “걔는 완전 걸레야.” “그 여잔 우리와 달라.” “그 여자는 자신이 아주 대단한 존재인 줄 알아.” 등등... 결국 그 여자는 친구와 동료들로부터 배척당하게 되며, 그것은 곧 그 여자가 독방에 감금당하거나 사회적 죽음을 당하는 처벌이나 마찬가지다.
물론, 남자들도 여자들과 똑같이 다른 남자에 대하여 나쁜 소문을 퍼뜨리고 그 사람을 괴롭히기도 한다. 그러나 남자들은 일부 예외가 있긴 해도 대체로 여자들처럼 험담과 괴롭힘을 심각하게, 또는 감정적인 것으로 받아들이지는 않다.
나는 이번 작업을 위해 여러 명의 여성들과 인터뷰를 하면서 여자들이 또 여자들의 위해 일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에 대해, 그리고 직장의 여자들이 공정하지 않거나 등에 칼을 꽂는 식으로 비겁하게 경우가 얼마나 잦은지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이는 나 역시 소위 사회생활이라는 직장생활에서 겪어본 이야기이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자신들이 남자들보다 여자들에게 더 가혹하게 대하며 더 높거나 다른 잣대를 들이댔다거나, 단 한 번의 실수 또는 남자였다면 흔히 용서했을 법한 배신행위 때문에 서로를 결코 용서하지 않은 적이 있다고 인정하는 여자들은 드물었다. 대부분의 여자들은 자신이 다른 여자에게 배신행위를 저질렀을 수도 있고 다른 여자들을 따돌리는 음모에 동참했을 수도 있다. 라는 점을 인정하지 않거나 기억조차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나는 이러한 여성의 모습들을 시각적으로 작업한다. 라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행위인지 알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여자들끼리의 관계의 어두운 측면을 통해 자신이 가지고 있는 또는 당하고 있는 일상적인 실망과 악랄한 배반을 구분하는 방법을 알아 차릴 수 있는 것 또한 있다.
여자들도 천사에 가까운 만큼 원숭이에도 가까운 존재라는 것을 인정한다면, 여자들은 보다 현실적으로 성숙하고, 보다 관대해지고, 자기보호에 보다 충실하고, 가정이나 사회나 직장에서 다른 여자들과 만족스런 관계를 엮어갈 능력을 보다 많이 배양할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한다. 다른 여자와 함께 어울려 작업을 하거나 생활을 할 때 모든 인내와 사랑을 발휘하며 생활 할 필요도 없다. 다만 서로를 존중하라는 것. 그 뿐이다.
마지막으로 이번 작업의 주제는 이전의 작업들에서 조금은 구체화 하여 여성을 연구 하였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구체화에 대한 첫 작업이 될 것이다. 개념화를 정리에 도움이 된 서적이 있는데, 이 서적 역시, 본인의 작업과 같은 맥락을 유지 하고 있었다. 또한 재미있게도 책의 제목 역시, [Woman's Inhumanity to Woman]다. 저자인 Phyllis Chesler교수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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