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ARTS

Face to Face - Hyungkoo Kang

전시기간: : 2010.12.04 ~ 2011.01.23
참여작가: :; 강형구

강형구
전시구분: : 국내 , 개인전
전시장소: : 아라리오갤러리 베이징
: Jiuchang Art Complex, Beihuqu Road, Anwaibeiyuan St., Chaoyang Dist., Beijing
관람료: : 무료
오프닝: : 2010.12.04 16시 00분
문의전화: : 02-5202-3800
홈페이지: : www.arariobeijing.com

전시개요: 아라리오 갤러리 베이징은 올해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전시로 라는 타이틀 아래 극 사실적 표현의 인물화로 유명한 강형구의 개인전을 개최한다. 총 20여 점의 인물화를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캔버스 작품 이외에도 알루미늄 패널 페인트도 선보여 흩날리는 금발 머리카락, 미묘한 잔주름 등 그의 극 사실적 표현에 촉각성까지 불어넣어 더욱 섬뜩하고 강렬한 느낌의 페인팅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에서 열린 여러 번의 개인전과 2009년 뉴욕 개인전에 이어 국외에서 두 번째로 선보이는 이번 베이징 전시는 2011년 10월 The Singapore Art Museum (SAM)에서 열릴 개인전의 서곡이 될 것이다.

죽음과 소생을 모두 경험한 역사적 무거움을 지닌 회화라는 장르를 다루는 것은 현대미술의 현장에 있는 작가로서 여간 어려운 숙제가 아닐 것이다. 그러나 그는 `화가`라는 숙명을 받아들이듯 거대한 캔버스 앞에서 페인팅의 주제로서도 진부하고 딱히 특별해 보일 것 없는 그래서 더욱 작가들이 꺼려하는 인물화를 그려나간다. 마를린 먼로, 오드리 햅번, 반 고흐, 미켈란젤로, 아인 슈타인 등 한 시대의 유명 아이콘들의 얼굴만 극대로 클로즈 업 시켜 극 사실적으로 묘사하는데, 이러한 극 사실적 표현은 전통적 회화도구로 사용하던 붓 대신 에어브러시, 그라인더, 못, 드릴, 면봉, 이쑤시개 등 새로운 매체를 동원하였기에 가능하다. 이렇게 탄생된 인물들은 마치 사진을 보듯 사실적이지만 많은 이의 오해를 전복시키듯 사진을 전사(轉寫)하여 그린 것이 아니라, 그의 작업실 한 켠을 빼곡히 매운 책과 DVD를 통한 그의 오래된 정보수집을 바탕으로 작가의 상상력에서 나온 그들의 표정이 종합(synthetic)되어 재탄생 된 인물들이다. 여기에 그의 인물화가 지니는 차별성이 있다. 이렇게 기술복제시대의 도래와 함께 회화의 죽음을 경고했던 많은 예언가들을 무색하게 하듯 그의 작품은 순수 작가의 손에 의해 탄생된 완벽한 `회화`(painting) 그 자체인 것이다.

그의 작품은 자연스럽게 극 사실주의(Hyperrealism, 極寫實主義)기법을 떠올리게 하지만 이것은 작가가 작품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목적을 실현시키는 한 방법일 뿐 그의 의도는 현대미술사의 한 맥락에 위치한 ‘극 사실주의’의 본래의 이론과 개념과는 정 반대되는 곳에 서 있다. 어떠한 감정도 배제한 체 차가운 표피적인 속성만을 강조하는 극 사실주의의 개념과는 달리 그는 내면성의 깊이를 더욱 강조한다. 얼굴 중에서도 특히 눈(eye) 표현에 더욱 고심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이다.
철저한 장인 정신아래 그려진 200호 이상 크기의 캔버스에 담긴 확대된 얼굴에서 실제 얼굴 크기만한 눈을 들여다 보고 있노라면 hyperrealism이 그토록 배제하려고 애썼던 아우라(aura)가 느껴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작가는 거대한 얼굴 앞에서 관람자에게 일방적인 감상이 아닌 작품 속 인물과의 대면을 통한 대화 혹은 교감을 요구한다.

이렇듯 작가는 작품 속의 인물과 관람객의 즉자적인 ‘Face to Face’를 의도한다. 너무나 사실적이여서 표피 그 자체로밖에 안보여지는 눈을 통해 역설적이게도 인물 내면과의 대면을 시도하고, 누구나 아는 대중적인 아이콘의 ‘실제’ 인물들이지만 그들의 표정은 작가 상상력의 종합으로 만들어진 ‘허구’인지 아니면 널리 알려진 표정이라도 미디어를 위한 혹은 그림 속 인물이 스스로 만들어 낸 ‘조작된’(fabricated) 표정인지 알 수 없는 사실과 대면한다. 그리고 거대한 캔버스 앞에서 그림 속 인물과 접하는 체험은 엄숙하고도 숭고한(sublime) 전체적인 이미지 인식에서 점점 작품으로 다가갈수록 발견하게 되는 머리카락 한 올, 메마른 논바닥 같은 피부 결의 표현, 눈의 동공까지 훤히 들여다 보이는 섬뜩하고도 불편한 체험으로 전환되며 시각적인 것과 촉각적인 것 사이에서 서성인다.

작가의 죽음이 논의되는 현대미술의 풍경 속에서도 순수 작가의 손맛을 추구하며 고된 노동의 작업도 기꺼이 작가의 숙명으로 받아들이며 수공의 작업을 고수하는 그의 강한 의지와 예술혼에 경의를 표하며, 이렇게 탄생한 그의 작품을 대하는 모든 관람객들이 작가가 바라는 것처럼 작품과 `교감`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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