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소비사회의 집단구조와 불질적 풍요로 인해 대중문화 속에서 대부분의 현대인은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보다 욕망에 대한 맹목적인 의지와 소외감 속에 살아가고 있다. 현대 사회에서의 소비문화는 자기 표현의 목적을 가지지만 때로는 그로 인해 인간의 가치가 판단당하기도 한다. 이에 따른 자본주의 사회의 생활 특징 중 하나로 명품을 꼽을 수 있다. 삶의 질이 향상되고 개인의 지위가 높아짐에 따라 아파트 평수와 값비싼 외제차는 인간 행복의 척도가 되었고 그로 인해 많은 이들이 심리적 압박감을 느끼며 살아가게 되었다. 본인의 작품은 이러한 현대인의 심리를 우화화된 동물을 이용하여 풍자화하고 잃어버린 동심을 자극시킴과 함께 사치문화를 대표하는 명품로고를 끌어들임으로써 소비인가의 한 단면을 상징적으로 은유하는 형식이라고 할 수 있다.

본인의 작품 속에는 유명 로고들이 등장한다. 거대한 로고 틀 안에 동물을 가두거나 직접 동물의 몸에 문신과 같이 새겨 지기도 한다. 이러한 표현은 명품에 대한 집착을 직설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 과도한 소비문화와 그로인한 실제적 압박감 등에 대한 느낌이 거세된 우화적 방법이라 말할 수 있다. 샤넬, 구찌, 루이뷔통, 페레가모, 로렉스, 벤츠등 이러한 상표들을 보았을때 개인의 경제 능력에 따른 다양한 반응을 예측할 수 있다. 여기서 사람들은 유명 사치 상표에 반대되는 이중적인 반응을 보이곤한다. 구눈가의 눈살은 찌푸려질 것이고 누군가의 눈에선 빛이 날 것이다. 부자와 가난한자, 욕망과 절망, 과시욕과 소외감 등 사치품에 앞에 인간의 자리는 두 갈래로 나뉠 수 있다. 생존에 필요수준을 넘어 물질에 대한 소유의 집착은 인간에게 이미 필수 불가결한 것이다. 나의 작업에서는 지나친 소비문화에 대한 반감을 가지고 있으면서 한편으론 그것을 선호하게 되는 사회적 분위기에 따른 사람들의 이중심리와 그 속의 충돌을 종들의 홈합으로 재생된 변형동물을 통해 의인화하여 보여주고 있다. 이런 이중적이고 아이러니한 심리에 초점을 맞추어 `가벼운 중족`에 빠진 현대인의 단면을 상징화해 낸다.

작가는 상상속의 동물들로 소비인간을 대변하는 이미지를 낳고 인간의 소비에 대한 욕망을 과장시켜 표현한다. 명품의 등장과 함께 탄생된 타인간의, 혹은 개인 안에서 일어날 수 있는 심리적 충돌을 상징화된 동물 이미지를 통해 말하고 소비문화의 대표적 아이콘을 이용하여 소비를 통한 쾌락을 예찬하는 현대인의 한 단면을 보여주고자 한다. 또한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변형된 동물의 단순한 이미지와 시선을 자극하는 공예적이고 장식적인 부분이 만나 이를 강조해 보여줌으로써 인간 내면의 모순된 다중적 속내를 드러낸다. 이 자체가 자본주의 사회 속 욕망의 부산물이며 대중문화를 통한 생활 방식의 자연스러운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