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개월 동안 최안나는 이번 신한갤러리에서 전시 될 그림들을 제작해왔다. 그녀는 지속적인 탐구를 통해 내면풍경을 비추는(반영하는) 작품을 만들어왔다. 과학기술의 발달로 우리가 자연을 관찰하고 기록하는 새로운 도구를 갖게 되자, 현실을 분석하고 기록하는 과정에서 예술의 중요한 역할이 사라지게 되었다. 그리하여 현 컴퓨터 시대에는 감정을 진실하게 표현하고 배출하려는 시도가 현대예술의 본체를 구성한다. 이러한 상황은 한계를 안겨주기보다는 아마도 새로운 지평이 될 것이다. 이번 Landscape Portrait Still Life 전시에서 보여질 그림들에서 최안나는 작품과의 개인적 관계를 피하는 대신 제한된 공간에서 배치된 요소들이 섬세하게 서로 연결되는 작용을 볼 것을 제안한다. 그녀는 단순한 형태와, 커다란 흑백공간, 아이들이 그린 것 같은 불규칙한 선 등을 사용하여, 캔버스 안에서 요소들이 한데 결합되어 있는 복합체를 만들어낸다. 그 곳에서 요소들은 자연경관의 이치처럼 소통한다. 각각의 요소들은 입체적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고유의 지형과 무게를 지니고 있어 캔버스에서 떨어지지 않고 제자리에 붙어있는 인상을 준다. 그녀의 그림을 볼 때, 색깔의 고유한 아이덴티티를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은 뚜렷한 의미와 큰 중요성을 부여하기 때문이다. 겹치고 변화하는 선들은 원시원어가 그렇듯이 이야기를 유발한다. 입체효과를 배제함으로써 작품을 합리성의 범위안에서 가두기를 거부하고 보는 이 스스로 이야기를 만들도록 자극하는 기제로 작품을 규정하고 있다. 과학, 문학, 디자인 등에서도 그렇듯이, 그림에서 복잡함을 줄여 단순한 체계로 만드는 능력이 긍정적이고도 복잡한 과정이 될 수 있다. 최안나의 이번 작품은 그림의 기본 구조에 관심을 돌리고 색깔, 형태, 선과 같은 근본적인 요소들이 서로 연결되고 균형을 이루는 것을 보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 by Ivan De Maria(artist)
[작 업 노 트] 나의 그림은 무의식에서 의식을 끌어내는 드로잉으로부터 시작되었고, 지금은 우연, 필연, 무질서, 통제, 무의식, 구성, 자연스러움, 긴장, 즉흥, 직감, 인위, 이런 단어들 사이에서의 줄타기이다. 대부분의 그림들은 밑그림, 사전계획, 지우는 과정 없이 그려지는데, 하나의 점이나 선으로 시작하여 그에 따라 선택된 다른 구성요소들이 하나씩 배치되며 그려진다. 무의식에서 끌어낸 점, 선들은 균형을 지향하고, 계산된 색 면들은 재료를 다루는 과정에서 생겨나는 예상밖의 가능성을 포함한다. 그림 자체는 어떤 특정 이미지를 그려내어 보이려는게 아니고, 사실적 묘사 역시 지양한다. 하지만 보는것을 분석하려는 습관이 있는 보는 이의 눈은 확실하지 않은 선들과 형태를 통해 무언가를 발견하곤 하게된다. 그림의 제목을 짓는 과정이 중요한 이유는 이 때, 그림이 추상화와 구상화에 경계에 놓이며 그림을 그린 나 스스로도 제안하는 자에서 보는 이의 자리에 놓여지게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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