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스페이스 벤(ART SPACE BEN)은 한성필(Han SungPil)작가의 <세상의 끝에서 다른 세상을 보다 From The Edge Of
View> 전을 2017년 10월 26일부터 2018년 1월 25일까지 선보인다. 이번 한성필 개인전은 파사드시리즈와 남극권과 북극권
의 모습이 담긴 사진, 그리고 이번에 새롭게 선보이는 오로라와 개기일식 렌티큘러 작업 등 총 20여 점으로 구성된다.
한성필 작가의 널리 알려진 작업인 “파사드 프로젝트(Façade Project)”는 세계 각지에서 복원, 수리, 신규 건축 중인 건물들과
그 건물의 완성된 모습이 그려진 스크린으로 둘러싸여 있는 모습을 포착한 사진 연작이다. 작가는 복원공사가 진행 중인 역사
적 건물의 가림막이 설치된 세계 곳곳으로 현장사진 작업을 펼치며 중후한 건축물 앞에 드리워진 정교한 가림막과 실제 건물
사이의 미묘한 간극을 끄집어내 보여준다. ‘실제와 가상’, ‘원본과 복제’, ‘역사와 환경’과 같은 첨예하고 근원적인 주제들을 사
진, 영상, 설치 등의 작업을 통해 매혹적인 정태적, 동태적, 그리고 입체적 재현으로 풀어낸다.
북극, 남극 프로젝트인 “같은공간, 다른시간(Polar Space, Polarized Time)”에서는 극지방에서 발견한 오랜 시간 겹겹이 쌓인
빙하의 층위를 통해 보여지는 대자연의 장엄함 그 이면에 숨어있는 역사와 현실의 흔적과 간극을 보여준다. 많은 사람들에게
지극한 천연 숭고미의 표상으로 간주되어온 극지는 그 순수한 자연의 역사를 지닌 동시에 자원의 대량 확보를 위한 지극히 인
간적인, 문명적인 역사 또한 간직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다. 작가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장엄한 빙하의 왕
국, 그 이면에는 문명과 자연의 충돌이, 또 자원 경쟁에 따른 문명과 문명의 충돌이 기술된 은밀하고도 오랜 서사가 숨어있다
고 말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극지방 겨울 밤하늘에 나타나는 거대하고 우아한 오로라를 관객의 움직임에 따라 작품이 반응하는 렌티큘러
작품으로 새롭게 선보인다. 작품을 바라보는 관객은 오로라 주변을 수 놓고 있는 별자리들과 함께 오로라의 움직임을 함께 공
유하며 시간의 흐름처럼 자연스럽게 흘러간다.
북극 남극 시리즈는 그의 대표작 파사드 시리즈와는 시각적으로는 완전히 달라 새로우면서도 개념적으로는 전작과 연결된다.
파사드 시리즈에서 작가는 그 가림막의 그림과 가림막 둘레 실제환경의 경계가 애매모호하도록 교묘하게 사진을 찍어서 원본
과 복제의 관계, 현실과 환영의 관계에 대한 질문을 던져왔다. 작가의 극지방 사진작품 역시 극지방에 대해 우리가 떠올리는
자기기만적 이미지와 현실의 이미지 사이의 간격과 관계에 대해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번 전시 <세상의 끝에서 다른 세상을 보다 From The Edge Of View> 에서는 실제하는 것, 보여지는 것, 상상하는 것들을
새로운 관점으로 다른 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 하는 의미를 지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