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o-Flowers & Neo Cars

- 김현주 개인전 -

 

발터벤야민(Walter Benjamin)은 20세기 초반 세계경제 공황과 전후 구체제적인 정치질서가 붕괴되면서 지적 풍토가 변화되고 기성질서에 대한 반항이 일었던 시기에 활동했던 미학자로, 기술복제 시대의 예술작품에 일어난 결정적 변화를 '아우라의 상실'이라 정의한 바 있다.

 

그러나 다양한 매체를 통해 '생산'되어 지고 있는 예술작품들이 현대 미술의 영역안으로 적극적으로 수영되고 있는 작품의 현실은, 오히려 역설적으로 실제적인 '상실'이라기보다는 예술작품에서 느낄 수 있었던 '아우라'가 다양한 방식을 통해 구현될 수 있음을 반증하고 있다. 즉, 기술복제는 단순 복제를 넘어서 "예술의 깊은 변화"를 끼치는 단계까지 도달하였으며 이는 대상의 '본질'에서 전해오는 '아우라'를 느끼고 인식하는 방법의 다양화로 해석되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필자는 원본성의 '아우라'의 논의를 떠나 대상을 통해 '메시지와 개념의 전달'에 주목하고 있는 현대미술의 맥락에서 '판화'라는 양식적 장르 중 디지털 프린트와 석판화를 혼용한 판화와 부조작업을 지속적으로 실험하고 있는 김연주 작가의 작업을 주목한다.

 

특히 김현주 작가는, 판화의 속성을 그대로 닮은 오브제들을 전면에 부각한다. 일회성 소산물의 대표적 산물인 '신문', 강렬한 시각성을 담보하고 있으나 지속성을 품지 못한 사물인 '꽃', 그리고 대표적인 산업사회의 생산품이자 현대사회에 인간의 다면적인 욕망의 코드를 수용하고 있는 사물인 '자동차'를 수없이 '중첩'시켜 경계가 모호해진 형상을 만들어낸다. 이는 매우 구상적인 오브제를 대단히 추상적 감성으로 낯설게 보게 만드는 초현실적인 효과로 나타난다.

 

노자가 언급한 득의망상(得意忘象)은 형상에 얽매이지 않고 뜻을 얻는다는 의미로, 상상력을 무한히 개방시켜 이후 예술의 형상적 사유를 드높이는 예술적 효과로 해석할 수 있다. 작가 역시 꽃, 신문, 자동차라는 형상에 얽매이지 않고 사물의 본질에 다가가는 새로운 관점의 제시를 위해 작가만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