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ARTS

어제까지의 세계

전시기간: : 2013.08.08 ~ 2013.08.29
참여작가: :; 장파

장파
전시구분: : 국내 , 개인전
전시장소: : TV12 Gallery
: 서울 강남구 청담동 81-11번지 지하 1층
관람료: : 무료
관람시간: : 화~토; 오전 10시 30분 ~ 오후 7시
: 일; 오후 1시 ~ 오후 7시
오프닝: : 2013.08.08
휴관일: : 월
문의전화: : 02-3143-1210
홈페이지: : www.television12.co.kr

전시개요: TV12갤러리에서 장파의 세 번째 개인전 <어제까지의 세계 The World Until Yesterday>전을 개최한다. 대학에서 미학을 전공하기도 한 작가는 세계와 인간 본질에 관한 철학적 문제를 깊이 있게 탐색해 나가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불교나 서양의 종교적 도상, 고전 서양미술, 현대의 대중 영화 이미지를 두루 차용하여 세계를 구성하는 원리인 ‘인과율’에 대한 논리적 사유를 보여준다. 흑백의 색만을 사용해 주제의 전달력을높인 회화와 사진, 영상 등 1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장파는 지속적으로 ‘세계를 인식하는 방식’에 관심을 가져 왔다. 개인적인 동기에서 출발한 첫 번째 개인전 <식물들의 밀실>에서는 폭력의 순환을 이야기하면서 ‘정상성’의 기준에 도전한 바 있다. 이후 두 번째 전시 <세계의 끝>에서는 이를 세계의 구조적 문제로 확장해 바라보면서인식의 기준을 상실한 채 파국을 맞이하기 직전, 세계의 연쇄적 상황을 상징적으로 묘사했다. 이번 전시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더욱 심화하여 “현재 내가 딛고 있는위치의 좌표를 구하는 것이 가능할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작가는 섣불리 그에 대한 해답을제시하는 대신 그러한 인식 과정, 혹은 인식의 기준 자체의 불안정성과 모호함을 드러내는 데 주력한다. 그리고 이에 대한 원리로서, 모든 것의 원인이 맞물려 있어 궁극의원인을 찾을 수 없다는 ‘인과율’을 핵심에 끌어들였다. 스톱모션 애니매이션 <어제까지의 세계>와 회화 연작 <Here Before>는 공통적으로 ‘수미산’ 도상을 사용한다. 수미산은불교에서 세계의 중심, 즉 궁극의 원인이라고 여겨지는 대상이다. 그러나작품 안에서 그 실체는 녹아내려지고 있는 반면, 수면에 비춘 산의 환영은 분명하게 남아있다. 이는 결과는 있지만 원인은 알 수 없는 역전된 상황을 보여주며, 자신의존재를 인식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타인이라는 상대적 좌표에 기대야 한다는 인과론적 세계관을 나타낸다. 성경에등장하는 신앙적 믿음과 관련된 일화를 다룬 <Faithful Facade>에서는 인간 사고의중심이 되는 ‘이성’과 믿음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작품은 카라바지오의 <도마의 불신 The Incredulity of Saint Thomas> 중 예수의 부활을 믿지 못하던 도마가 예수의상처에 손가락을 넣는 장면을 변형했다. 이 일화의 역설은 증거가 필요 없어야 할 믿음이 그 자체로 증거가된다는 점이다. 작가는 그 핵심인 손가락 부분에 삼각형을 그려 넣어 가림으로써 논리적 증명의 토대인이성과 불합리한 믿음이 서로 얽혀 있는 기묘한 알레고리적 상황을 묘사한다.
이러한 ‘인과율’의 논리를 의도적으로 표면적 화면 구성 원리로 적용하면서그 속의 유희, 혹은 무의미를 그대로 드러내는 효과를 유도한 작품들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The Logic of Melancholia>다. 이 작업은 알브레히트 뒤러의 <멜랑콜리아>의 화면을 분할해 날실과 씨줄처럼 엮음으로서 연역법과 귀납법이라는 각각 상향, 하향식으로 대립되는 방향의 추론 과정의 교차를 보여준다. 이는 인간의삶이 이성적 사고에 의해 설명되기 어려움을 이야기하는 <멜랑콜리아>처럼 인생의 ‘덧없음’이라는주제를 새롭게 변주한다. 또한 <하나로 셈하기 Count as one>는 ‘콜럼버스의 달걀’ 수수께끼에 대한 새로운 해답을 제시한다. 우주의 중심을 상징하는계란 노른자들만을 피라미드 형태로 쌓아 놓은 아슬아슬한 형태로, 하나의 중심을 인위적으로 설정하려는인간의 열망이 가진 우스꽝스럽고 허탈한 측면에 주목하게 한다.

작가는 파국적 상황에서 무력할수밖에 없는 개인의 우울과 좌절감을 강조했던 지난 전시와 달리, 이번에는 그러한 상황의 원인을 직시하면서무력감을 극복하려는 태도를 보인다. 자신의 원인은 무엇인지, 세계의근원은 어디인지를 찾아가는 무한한 도전이 실패로 귀결될 것을 알면서도 그를 끊임없이 반복하며 균형점을 찾아가는 것, 자신의 ‘좌표’를 구하기위해 인과론적으로 얽혀 있는 타자에 대한 감각을 찾아나가고자 하는 것이 작가가 말하는 ‘어제까지’와는 다른 오늘 세계의 모습이다.

'어제까지의 세계' 전시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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