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미술 작가인 박은경선생은 '작은 호랑이 큰 고양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작가와 함께 살고 있는 고양이들을 꼼꼼하고 섬세한 필치와 독창적인 스토리텔링의 연출력으로 고양이라는 주인공을 중심으로 다층적이고 풍부한 이야기들을 풀어내고 있다. 

작가는 고양이 자체의 생태적 아름다움을 충분히 묘사하며, 고양이의 생동감 넘치는 모습을 잘나타내었다.

 박은경 작가의 작품화면에서는 고양이들의 움직임이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작품 하나하나를 들여다 보면 많은 캔버스 속에서 다양한 고양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런 각각의 고양이들이 가지고 있는 개성과 함께 재미난 이야기들을 함께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김홍도의 '송하맹호도(松下猛虎圖)'를 패러디한 작품 '하룻고양이'는 이를 명쾌하게 보여준다. 등을 잔뜩 곧추세우고 사납게 눈을 부라린 맹호의 모습은 털 하나하나와 수염까지 원전의 강하고 엄숙한 느낌에 충실하다. 그러나 그 앞에 똑같은 포즈로 꼬리를 잔뜩 부풀리고 선 새끼고양이에게 시선을 옮기는 순간 관객은 무장해제 되고 만다. 그야말로 범 무서운 줄 모르는 하룻강아지, 아니 하룻고양이의 기세에 웃음이 나온다. 지금 이 순간만은 호랑이가 부럽지 않은, 맹수 왕국의 막내다운 모습이다. 그리고 그로인해 사납고 엄숙해 보이는 호랑이조차 그저 위엄 넘치는 큰 고양이처럼 친근하게 느끼도록 만드는 유머가 돋보인다. 작가의 그림들은 그 매력을 때로는 전통적인 필치로 때로는 동화적인 풍경으로  풀어낸다. 또한 다양한 모습의 앙증맞은 고양이들의 섬세한 움직임에서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풍성한 그 이야기들을 볼 수 있다.

이번 전시 '작은 호랑이, 큰 고양이'에서는 바로 그런 해학적인 고양이 모습을 전통적 미감으로 조명하고 있는 작품 20여점을 보여준다. 

박은경 선생은 서울대 산업디자인과를 졸업했으며, 2010년부터 현재까지 총 4회의 개인전을 열었고, 2011년에는 '고양이, 두 세계의 여행자'라는 타이틀로 산토리니서울 뮤지엄에서 초대전을 열었다.  2003년부터 현재 디자인문구 브랜드 '마리캣'을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