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하 작가는 한국의 대표적인 추상작가이다. <내일의 너>시리즈는 작가의 감성 표현의 화두이다. 자연의 본성과 한국적인 정서를 잘 보여줌으로써 모노크롬 회화의 맥을 이어오고 있다. 작가는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자연물(나무, 꽃, 돌, 하늘, 바람 등)과 인공적인 건물, 보도블럭, 도심 거리의 풍경 등을 날마다 채집한다. 이러한 이미지와 기억을 캔버스 앞에서 풀어낸다. 돌가루와 유리가루를 적절하게 배합한 마티에르를 두툼하게 바르며 채집된 이미지를 응축하여 표현한다. 붓의 터치를 통해 자연적이고 감성적인 회화의 맛을 서정적으로 담아내고 있다. 기존 현대미술의 색면추상에서 제시하는 숭고미의 맛과 다르다. 동양적 사유와 여백으로 인해 정서적 안정감, 교감하는 소통을 이끌어준다. 작품 앞에서 들여다보면 긴장이 해소되고, 마음의 위안이 되는 힐링의 시간이 될 것이다. 현재 홍익대학교 대학원 교수로 재직하며 호주의 갤러리에 전속작가로 활동하는 중견작가이다.
                                                                 

이돈순 작가는 생명현상에 대한 신비로운 경험이 바탕이 되는 작품내용을 전개해 간다. 잎맥으로 그려가는 나뭇잎, 꽃 잎, 동물의 형상이 캔버스에 주요 공간을 위치한다. 작품에 미시적이고 구체화된 형상은 작가가 생활 주변에서 체험하였거나 기억창고에 저장된 이미지를 섬세하게 표현하는 방식이다. 그는 그리지 않고 기성품 오브제 ‘못’을 선택하여 캔버스에 드로잉 하듯 하나 하나 박는다. 그것은 점이다. 그에게 못은 붓처럼 익숙한 재료이며 목조주택을 손 수 지었던 만큼 자유롭다. 작품의 주제는 통섭이다. 부모가 아이를 품은 보금자리, 암탉의 품에 병아리, 나뭇잎에 머무는 새와 잠자리, 소나무 가지에 앉은 부엉이, 하늘소 등 한 편의 단편 소설을 읽듯이 스토리가 전개되는 풍경이 펼쳐진다.

현재 영은미술관 레지던시에서 작품 활동을 하는 독창적인 작업 전개가 앞으로 더욱 기대되는 주목 받는 작가이다. (기획글 정영숙)

 

이용석 작가는 2005년<식물원- 붉은 정원>시리즈 발표를 시작하였으며 식물원과 주묵(朱墨)은 중요한 조형 예술의 상징이 된다. 주조색인 붉은 색이 더욱 드러나는 것은 식물들의 형상을 선으로만 표현하였기 때문이다. 식물 외에 동물 형상의 아이콘, 촛대, 소파 등 일상 사물의 이미지 등이 공간을 자유롭게 유영(遊泳)한다. 관엽식물과 열대식물 등과, 동물형상에서 코끼리, 얼룩말, 펭권, 사슴 등은 식물원, 동물원에서 바라보는 대상이 아닌 그들의 공간, 자유의 공간을 제시한다. <식물원 -꿈> 코끼리 위에 풍선을 띄우거나, <붉은 정원>에서 처럼 실내의 사물이 외부 공간으로 확장되어 공간과 공간의 결합, 식물과 동물의 어울림이 이상향에 대한 기원으로 다가온다. 녹색이 지배하는 식물원에서 붉은 색, 거대한 생명의 자연에서 활동하는 동물들의 역동적인 기운이 붉은색으로 함축되어 있다. 현재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대학 강의와 작업을 하는 유망작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