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장르 _ 판화

작업실 _ 일산

대표작 _ 로보트 태권브이 시리즈

 

성태진 작가의 작품 속에는 우리가 알고 있는 인류를 악당에게서 보호하는 영웅의 모습과는 다소 거리가 먼 줄무늬 파란색 새마을 마크가 찍힌 운동복을 입은 배나온 로보트 태권 브이가 등장한다. 어찌보면 미래에 대한 희망없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백수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성태진 작가는 국내외 미술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영스타 작가이다. 판화라고는 하지만 그의 작품은 에디션이 없다. 이는 나무판에 그림과 글을 조각칼로 새긴 후 그 위에 바로 채색을 해버리기 때문이다. 종이에 찍어 내는 판화의 형식이 아닌 원판 자체가 작품이 되는 것이다. 그의 작품은 형광색과 원색들이 그대로 사용되어 눈이 부실 정도로 화려하다. 유행가 가사나 코믹한 특유의 어법을 사용해 이미지 속에 텍스트를 바로 배치 시킴으로써 보는 즉시 강한 시각적 자극을 받는다.

 

작업실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작은 집이다. 이 작은 집 안에는 침대와 TV가 있어서 늦은 밤까지 작업할 경우 집을 대신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이 외에도 공기를 훈훈하게 해줄 가스 난로와 싱크대와 식기들이 있어 실생활에도 부족함이 없다. 혼자 쓰는 작업실로는 규모 면에서나 환경 면에서 이보다 더 좋을 수 있을까 싶은 정도이다.

비록 완성된 작품을 작업실에서 볼 순 없었지만 대신 햇빛과 찬바람을 가려주는 블라인드가 작품 이미지로 제작되어 있어서 이곳이 누구의 공간이지를 확실히 해 주었다. 작업실 옆에 현수막 제작하는 곳의 사장님께서 특별히 만들어 주셨다고 한다. 검고 굵은 뿔테를 끼고 배시시 잘 웃는 성태진 작가는 작품에 적힌 텍스트처럼 특유의 유머러스함을 가지고 있다. 대화를 하다보면 얼마 지나지 않아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이처럼 편안해지고 만다. 이러한 작가의 성향이 작품에도 묻어나 작품을 보다보면 웃음이 절로 나고 텍스트를 읽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자신의 유년 시절을 지배했던 TV시리즈의 만화에서부터 한때 줄기차게 보았던 홍콩 느와르 영화에 이르기까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작품으로 옮겨가고 있는 성태진 작가가 이 공간에서 수많은 명작들을 탄생시킬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태권 브이 화이팅! 성태진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