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고 자유로운 영혼, 그의 인생이 예술에 젖다.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금몬당 작가. 몬당은 사전적 의미로는 먼지의 방언, 전라도 사투리로는 산을 넘어가는 고개를 말한다. 금몬당 작가가 말하는 몬당은 산꼭대기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한다. 서울에서 태어났지만, 아버지의 전근으로 경남 진주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게 되어 아직 사투리가 남아 있다.
남들보다 몇 년 늦게 대학에 진학한 금몬당 작가는 회화, 조각, 의상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작업했다. 금몬당 작가는 졸업 후 조각 작품을 제작했다. 그 조각 작업은 회화에도 반영되어 한지 컷팅 작업이 탄생했다.

여러 장의 한지를 각각 컷팅한 후 각 장을 다른 색으로 칠하고 이를 겹쳐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게 된다. 커팅과 채색에 많은 시간이 들어가고 채색을 반복해야만 원하는 색을 얻을 수 있다. 또 어떤 순서로 겹치느냐에 따라 작품의 느낌이 달라지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작품을 액자에 넣고 나서 후회를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다른 작품 같으면 꺼내서 다시 넣으면 되겠지만, 아크릴 액자로 마무리 한 경우에는 그러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금몬당 작가는 항상 수첩을 가지고 다니며 그때그때 떠오르는 이미지를 그려 놓기도 하고 기사를 스크랩하는데 이 수첩이 보물이다. 수많은 메모와 에스키스는 작품 구상의 밑거름이다. 현재 팝아트 작업을 하는 금몬당 작가는 기성 이미지를 차용하기 보다는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들어 작업하고 있다. 바로 ‘뽈라’이다. 토끼나 쥐를 닮은 것 같기도 한 이 뽈라 외에도 새로운 캐릭터가 나올 예정이라고 한다.

금몬당 작가의 의외의 경력 중 하나가 디자인 공모전 수상이다. 2003년 대한방직협회주관 디자인 공모전에서는 ‘대상’을 받았고, 2009년 광주디자인 비엔날레 Jeogori Design에서는 ‘은상’을 수상했다. 미적 감각이 있으니 그러려니 하기엔 전문가 수준의 실력을 갖춘 것이다. 옷을 만드는 일이 디자인 감각만으로 되는 것도 아니고 원단의 선정이라던가 패턴, 유행을 선도할 수 있는 시대적 세련미를 갖추어야 하는 일인 것을 감안해 보면 대단한 재능이다.

40대 중반인 금몬당 작가는 아직 미혼이다. 초혼이 늦어지는 사회적 추세를 감안하더라도 이제는 노총각으로 불리는 나이가 된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외로워 보인다거나 혼자서 불편해 보이지 않는다. 긍정적인 성격에 사교적이고 생각이 깊다. 그런데 어쩌면 이런 성격이 오히려 결혼이 늦어진 이유가 된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살랑살랑 봄바람 부는 계절이다. 2011년 준비했던 신작도 올해 개인전을 통해 선보일 예정으로 뽈라의 뒤를 이을 새로운 캐릭터가 탄생했다고 하니 기대해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