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희 작가의 작품은 이제 대중들에게 친숙한 이미지로 자리 잡았다. 그녀는 올 상반기에만 두 가지 큰일을 해냈다. 하나는 2012 미샤 S/S 시즌 ‘What a Lovely Moment’의 주인공으로 화려한 대접을 받았다. 대한민국 대표 중저가 화장품인 미샤와 대대적인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이미지를 대중에게 알린 것이다. 화장품 케이스와 쇼핑백, CF에 작품 이미지가 사용되면서, 화장품 천국인 명동거리에서 그녀의 작품이 찍힌 쇼핑백을 든 일본인을 쉽게 볼 수 있게 되었다.

 

또 하나는 두 권의 에세이를 출간함으로써 그녀의 치열하고 뜨거운 예술에 대한 열정과 삶에 대한 의지를 읽을 수 있었다. 《스물아홉 김지희, 그림처럼 사는》, 《스물아홉 김지희, 삶처럼 그린》은 출간과 동시에 ‘교보문고 선정 이달의 작가’로 선정될 만큼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광화문, 강남, 목동 교보에서 팬 사인회를 열어 책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그녀의 이런 행보가 예상치 못한 것은 아니다. 커다랗고 화려한 선글라스에 어딘지 모르게 어색한 미소, 양머리의 치아교정를 한 오드아이의 소녀의 이미지가 담긴 작품으로 만났고, 미술잡지 편집팀장이자 미술 칼럼니스트로 대중과 호흡했다.
김지희 작가의 삶이, 그녀의 예술이 인정받고, 알려지고, 인기가 있다는 것은 그녀를 알지 못하는 사람도 알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대내외적으로 보이는 것, 그것에 대해 어떠한 평가를 하느냐는 단지 미디어를 통해 보이는 것에 한정된 것일지도 모른다. 

삶이 지겹다고 생각하는 사람, 자신의 길을 찾지 못하고 있는 청소년, 세상이 험난하다고 포기한 사람이라면 꼭 보아야 할 잇북이다. 지치지 않는 열정과 목표로 투쟁하듯 자신의 인생에 쉴 새 없이 도전하는 이야기는 감동 이상의 존경심이 인다.
에세이를 본 사람들의 반응이 어떨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그녀의 치열하고 열정적인 삶에 박수를 보내고, 롤모델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내용에 대해 의심하고 꼬아서 보거나, 질투 어린 시선을 보내는 사람도 분명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필자가 몇 해간 곁에서 본 그녀에 대한 견해를 이야기하자면 더하지도 빼지도 않은 그녀의 이야기라고 말하고 싶다. 미술잡지 편집장 업무만으로도 항상 마감에 쫓겨 조금의 여가조차 없다고 투덜댈 정도의 업무량임에도 불구하고 빼놓지 않고 해마다 개인전을 열고, 10~20회의 단체전을 소화해 냈다. 두 사람의 인생을 동시에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웬만한 사람이라면 둘 중 하나는 포기하며, 한 가지 일이라도 잘하는 것이 옳다고 자신을 위로하고 말았을 법하다. 그렇지만 그녀는 달랐다. 시간을 좀 더 쪼개고 잠을 줄이고 모질게 자신을 움직여가며 두 가지 일을 악착같이 해낸 것이다.
이 정도면 ‘잘난 척’ 할만도 한데, 그런 모습과는 달나라 거리다. 김지희 작가를 더욱 빛나게 하는 것은 그녀의 인품이라고 말하고 싶다. 필자가 처음 인터뷰했던 3년 전에도 그녀는 소위 말하는 ‘블루칩’ 작가였다. 그렇지만 겸손했고, 성실한 작가라고 느꼈고, 몇 해간 꾸준히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유명세와 비례해 멀어지는 작가들과는 달리 변함없이 겸손하고 배려심 넘치는 그녀의 모습에 감동 받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자신을 사랑하는 만큼 타인에 대한 배려심과 존중하는 마음을 가진 것이다. 그래서 ‘칭찬이 아깝지 않은 작가’라고 말하고 싶다.
김지희 작가를 요즘 신조어로 표현하자면 커리어는 엄친딸, 외모는 인형 같은 베이글녀, 에세이는 잇북이다. 여자에게 20대는 일생에서 가장 빛나는 시기라고 볼 수 있다. 이제 스물아홉 그녀는 그 끝에 서 있다. 김지희 작가는 여자로서 빛나는 20대보다 작가로 빛나는 20대를 위해 치열하게 살았고, 그 성과는 눈부시게 빛났다. 그녀가 만들어낸 빛나는 인생은 작품을 통해 우리에게 전달되었다.
앞으로도 김지희 작가는 누구보다 온 힘을 다해 빛나는 인생, 멋진 작품, 아름다운 글을 우리에게 보여 줄 것이다. 그런 멋진 그녀에게 나는 끊임없는 격려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