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내가 그리고 싶은 것을 그린다.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바로 예술가의 특권이기에...`

 

 

‘창작은 고통의 산물’이라고 괴테는 말했다.

양자주 작가에게 창작이란 끊임없는 자아의 발견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것 같다. 초창기 작품은 사랑스러운 고양이를 모티브로 한 작품이었다. 이 시기에 나온 작품이 그녀의 작품 중 가장 대중적인 작품이었을 것이다. 누구나 보고 쉽게 이해하고 즐길 수 있는 작품이었지만, 지금은 찾아볼 수 없다. 이후 양자주 작가의 작품에는 그녀만의 강한 색깔을 나타내는 작품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뿐만 아니라 그녀의 작품 활동 역시 독특한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

학연과 지연의 연결고리 밖에서는 성공하기 어렵다는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오직 실력과 노력으로 예술가로서의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다양한 스타일의 실험적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양자주 작가는 페인터, 스트리트 아티스트, 퍼포먼스 아티스트로 활발히 활약하고 있다. 이는 그림을 어떠한 재료와 틀을 한정시키지 않고 확장해 나감을 의미한다. 젊음의 거리인 홍대의 편집샵의 벽면과 쇼윈도를 디자인하기도 하고, 커피그루나루에서 열린 개인전에서는 라이브 드로잉 퍼포먼스를 펼침으로써 볼거리를 제공했다.

 

 

Common Ally@한남동,서울_2012.4_촬영 서준석

Demolished House no.1 @북아현동,서울_2012.3 Photo by HEZ

 

Demolished House no.2 @북아현동,서울_ 2012.3 Photo by TJ

 

 

요근래에는 뜻이 맞는 작가들과 함께 ‘Seoul Urban art Project’를 진행하고 있다. 서울어반아트 프로젝트는 서울이라는 도시를 무대로 아티스트들이 공간의 제약을 벗어나 자생적으로 각자의 작업을 펼치는 컨템포러리 아트 무브먼트다. 한정적인 화이트 큐브에 의지하는 기존 미술 시장에서 벗어나 아티스트들이 좀 더 능동적으로 작업공간을 선택하며, 그 과정에서 공간과 협의를 거치거나 혹은 허락받지 않은 상태로 작업하여 밋밋한 도시 곳곳을 오픈 갤러리로 탈바꿈시킨다.

대중적 취향을 고려해 이뤄지는 공공미술보다 다양성과 과감한 실험정신에 입각해 ‘진짜 아트는 살아있는 거리에서’라는 목적을 지향하며 기존에 흔히 보던 거리의 낙서가 아닌 ‘길 위에서 예술’을 보여주고자 한다. 거리의 행인이 관객이 되고 도심 곳곳에서 보다 쉽고 친근하게 예술을 경험할 수 있게 만들어 빠르게 변해가는 도시에서 부유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의식을 환기시키는 작업이 될 것이다.
양자주 작가는 극심한 상업화로 소위 말하는 `팔리는 예술작품` 만들기에 급급한 미술 시장의 일면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순수한 예술작업에 열정을 쏟아, 보다 다양한 사람들의 감각, 정서와 소통하는 아티스트 그룹에서의 활동으로 분주하다. (www.sup-project.com 참조)

양자주 작가에게는 그녀의 작품에 열광하는 매니아층을 확보하고 있다. 오랜 기간 블로그와 SNS에 자신의 활동을 기록하는 작업을 통해 그녀의 작업과 활동을 응원하는 이들과 소통함으로써 조금씩 영역을 넓혀왔다. 앞서 이야기한 대중의 취향에 부합되는 작업으로 아트상품을 만들고, 갤러리를 통해 작품을 판매하는 일반적인 미술시장의 일원으로 남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작업을 두고 타협하고 양보하지 않았다. 오로지 자신이 손끝에서 나오는 작업에만 몰두했다. 핑거 페인팅으로 작업을 하는 이유도 그런 맥락이라고 볼 수 있다.

 

 

The Face no.33_acrylic on canvas_53.0x 45.5cm _2011

 

 

 
The Face no.29_acrylic on canvas_125 x 110cm_2011

 

The Face no.30_acrylic on canvas_53.0x 45.5cm _2011

 

 

소외된 사람들이 느끼는 사회적 고독과 슬픔을 페인팅과 드로잉으로 표현하는데, 강렬한 이미지에서 작가의 에너지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비록 작가가 추구하는 바가 각기 다르다고 해도, 예술가적 정신과 창조적 고통의 산물인 작품에 대한 열정은 같을 것이다. 물질적 풍요도 사회적 성공이 목적이 아닌 온전히 자신이 하고자 하는 것에 몰두하는 작가 정신 투철한 양자주 작가, 그녀의 활동 영역이 점차 넓어져 세계로 뻗어 나가는 것을 보게 될 것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