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ARTS
  • 인터뷰 날짜 : 2011.06.01
  • 인터뷰어 : 김연숙
  • 글 작성자 : 김연숙
  • 1. 서울에서의 첫 개인전을 축하드립니다. 이번 twinkle star 전시에 대한 소개 부탁 드립니다.

    외로워 죽을 것 같은 한 여자의 일기입니다. 마지막 연애를 해본 게..언제더라...??? 생각이 아련할 만큼 그동안 많이 외로웠답니다. 그 외로움의 일상에서 일어나는 속상하고, 우울한 일들...감추고, 얘기 하지 않고, 조용히 간직해도 될 만한 소소한 일들, 감정들을 유쾌한 장면으로 담아내었답니다. 그렇게 한 장면 씩 담아내고 나면 제가 위로 받는 느낌이... 여러분들도 함께 위로받고 즐거웠으면 좋겠습니다.



    욕구불만 29세 I  16.8 x 91.0cm  acrylic on canvas  2009

    2. 작품 속에 원더우먼은 어떤 캐릭터인가요? 다양한 캐릭터 중 원더우먼을 선택하신 이유는?

    용기 없고, 자신감 없는, 때론 찌질한 저를 대신해 주는 킹왕짱 용기녀 입니다. 어느 날 그림 그릴 소재로 어떤 주인공이 좋을까 고민하다 잘록한 허리에 반해 원더우먼을 선택하게 되었답니다. 20대까지 저는 누구인지 잘 인식하지 못하고 살아온 듯싶습니다. 백현주가 누구? 백현주는 어떤 사람? 백현주는 어떤 성격? 백현주는 어떤 꿈을 가지고 있지? 에 대한 질문에 하나도 답을 할 수 없는 사람이었죠.(왜 그렇게 자신감 없이 살았던지... 미대를 진학 하면서 저를 가장 빛나게 해 주는 것은 그림이 되었고, 작업에서 만난 원더우먼은 제 인생의 친구가 되었습니다. 용기가 나지 않아 하지 못한 이야기, 하고 싶은 이야기, 누군가에게 용기 있게 다가서지 못한 마음 등을 대신 이야기 하고 전하고 있죠.

    3. My diary 시리즈를 보면 20,30대 여성들의 여러 감정적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요…이는 원더우먼 시리즈의 제목에서도 엿보이듯 그 시기의 일상의 고민과 이야기들의 위트있게 다루고 있습니다. 작품에 대한 이야기 부탁드립니다.

    남자 친구가 생기면 외롭지 않을 것이니, 그때는 어떤 그림을 그릴 것이냐는 질문을 가끔 받게됩니다. 저는 이제 막 서른이 넘은 외로운 여자입니다. 제 일상의 이야기들은 제 상황, 제 나이라면 다들 느낄 수 있는 감정, 감성들이 아닐까 생각이듭니다. 작가는 그림을 통해 대화 나누고, 소통하길 원합니다. 제가 잘 할 수 있는 이야기, 잘 그릴 수 있는 그림은 `나`입니다. 저의 이야기 이죠. 현재는 정말 외로우니깐, 슈퍼맨 같은 남자친구가 꼭 나타났으면 하고 간절히 그날을 꿈꾸니깐, 그 이야기를 즐기며 재미있게 풀어내고 있습니다. 언젠가 슈퍼맨이 나타나면 외로워 죽을 것 같은 여자의 이야기가 아닌, 달달해 죽을 것 같은 여자의 이야기가 그려지겠죠? 얼마 전 전시에서 만난 분이 제 그림 설명을 들으시곤 `눈을 낮춰주세요~` 그러시길래 `저, 눈 안 높아요~`그랬답니다. 저, 정말 눈.. 안 높습니다. 제 작업의 큰 흐름은 `원더우먼`이라는 자화상 이지만 전체적인 흐름은 현재에 제가 느끼는 감성들이라고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4. 미술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어릴 적부터 소질이 있었어요. 이상하게도 종이에 그림을 그리는 대신 바비 인형의 이불과 베개를 만들며 제 손재주를 확인했답니다. 그때가 일곱, 여덟 살 즈음...대부분 여자 아이들은 `캔디`나 `베르사유 장미` 같은 만화를 보면서 그림 그리는 것을 즐겨하곤 했는데 이상하게도 저는 만화라고는 관심이 없었어요.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미술 수업을 통해서 꾸준히 화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답니다. 물론 선생님들의 진지한 칭찬과 평가가 꿈의 시작이 되어주었죠. 미대에 가기까지 부모님의 반대가 있었지만 늘 제대로 내 그림 그려보고 싶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어 부모님의 뜻을 꺾고 미대에 들어가게 되었답니다. 지금은 부모님이 저의 가장 힘 지원자랍니다. 특히 반대가 크셨던 아버지는 전시때 마다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지원해주신다지요. 제가 기다리고 있는 슈퍼맨 같은 존재?

    5. 좋아하는 작가와 작품은 무엇인가요?

    한 동안 고흐게 관한 책을 여러 권 연달아 읽은 뒤로 고흐를 좋아하게 된 듯싶어요. 동시대에 활동한 작가들 중에도 좋아하는 작품들이 여럿 있지만 고흐의 감성, 그 열정이 저를 잡아당긴 것 같습니다. 고흐를 떠올리면 늘 가슴이 아려옵니다. 고흐는 제대로 된 사랑을 받아 본 일이 없었잖아요. 사람이 사람에게, 특히나 좋아하는 사람에게 관심 받고 사랑 받는 것은 너무나 행복하고, 즐거운 일이고, 인간이라면 당연히 누릴 감정이지만 고흐는 그 행복을 만끽 하지 못했고, 짧은 생애마저 사랑 받을 기회를 앗아가 버렸어요. 고흐도 저처럼 외로웠겠죠. 그리고 사랑 받고 싶었을 겁니다. 참 다행이라 생각이 듭니다. 저는 비록 남자친구가 없어 외롭지만 저를 항상 응원해주는 많은 친구들과 든든한 힘이 되어주시는 부모님, 내 이야기를 깨알같이 전해주는 원더우먼과, 이 모든 것에서 전해지는 행복과 즐거움, 그리고 여리 여리한 감성을 가지고 있으니까요...고흐의 “꽃이 활짝 핀 아몬드 나무”를 좋아합니다. 언젠가 이 그림이 프린트 된 우산을 의미있게 선물한 일이 있었는데 그 선물이 저에게 많은 의미는 줬던 터라 더 애정이 가네요.

    6. 작업하는 시간 외에 취미생활은?

    음악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뮤지컬, 오페라, 연극.. 어느 때라도 슈퍼맨과 함께 보러 갈 준비가 되어있는데, 가끔 혼자 일 때도... 며칠 씩 떠나는 여행도 너무 좋고, 여행지에서 사진 찍는 것도 너무 즐거워요. 한동안 끝없이 다녔던 여행이 제 사진 실력을 키워줬다지요. 책 읽고, 일기 쓰는 것도 너무 좋아해요. 하지만 깊은 외로움을 즐기며 지나간 슈퍼맨, 잡지 못한 슈퍼맨, 앞으로 나타날 슈퍼맨 생각하기가 가장 즐거운 일인 듯싶네요.



    미친 존재감  116.8 x 80.3cm  acrylic on canvas  2011

    7. 앞으로의 계획

    작년에 학부 졸업을 했답니다. 여러 좋은 기회를 통해 전시도 하고 ,작업도 열심히 하고 있지만 더 공부하면 어떻겠냐는 권유도 많아 살짝 욕심이 나네요. 더 넓은 세계에서 더 큰 욕심을 가지고 성장하고 싶지만 당장은 지금의 소소한 일상이 만족스럽답니다. 작가로 사는 삶이 저에겐 불가능한, 꿈같은 일이었기에 현재를 좀 더 즐기며 저의 이야기들을 재미있게 그려나가고 싶습니다. 극히 개인적인 계획이지만 유리심장의 감성을 소유한 글 잘 쓰는 동생이 있는데 여름이 지나 갈 즈음 제 그림과, 그 동생의 글을 책으로 만들어볼까 합니다. 지인들과 함께 나눌 선물로...예전부터 일러스트와, 동화에 관심이 많았는데 좋은 도약의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내년엔 저와 my arts의 만남을 있게 해 준 “살롱드 홍” 이라는 제 친구 카페에서의 전시 계획도 있답니다.

    8. 작가님의 my arts는? (한 단어 혹은 문장으로 표현해 주시고 부가 설명 부탁드립니다)

    슈퍼맨!!
    제 외로운 삶에 슈퍼맨이 있다면 , 제 외로운 작업에는 my arts!
    my arts가 슈퍼맨 같은 존재지요. 특히나 지방의 작가이지만 서울에서의 전시 기회를 주셨으니..그 의미가 크답니다. 전시를 준비하는 동안, 그리고 앞으로 my arts 덕분에 `달달해 죽을 것 같은 여자`가 될 것 같습니다.
공유하기

MYAR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