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ARTS
  • 인터뷰 날짜 : 2010.07.10
  • 인터뷰어 : 김연숙
  • 글 작성자 : 김연숙
  • 어린 시절 부터 재능을 발견하고 자신의 미래를 위해 개발을 해 나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많은 작가들의 대답에서 이러한 부러운 재능에 관한 이야기를 듣곤 한다. 칭찬과 즐거움 속에서 자신의 재능을 키워나간 또 한사람이 바로 백종기 작가다. 친구들에게 환심사기는 아주 쉬운 일이었다. 그가 그린 그림은 소위 대박이었고 그를 인기쟁이로 만들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그렇게 그림은 그에게 인생에 있어서 평생 해야 할 일로 자리를 잡은 것이다.




    루이비통으로 치장된 태권브이외 2점  89 x 89cm  foamex+urethane color  2009

    백종기 작가의 작품은 명품로고와 추억의 로봇, 그리고 동화속 인물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아톰`과 `태권V`에 명품의 이미지를 덧입힌것은 명품이라는 것이 특권층만 누리는 그들만의 리그가 아닌 모든 사람들이 소유한 추억도 소중한 명품이 된다는 것을 보여주려 한 것이다.

    “어린 시절 우리의 우상이었던 `아톰`과 `태권V`가 명품의 이미지와 만나서 우리들 가슴 속 명품을 넘어서 진정한 명품으로 다시 태어나는 것이죠. 한마디로 명품에 명품을 더한 것입니다. 정말 훌륭한 명품이지 않나요?”

    경남 남해에서 작업실을 두고 있지만 서울에서의 전시가 있을 때면 항상 직접 작품을 가지고 전시장으로 향한다. 포트폴리오를 들고 인사동과 삼청동을 누비던 7~8년전을 생각하면 바쁘고 힘들다는 말은 즐거움과 같은 표현이라고 말한다. 아내 역시 그림을 전공해 자신에게는 가장 냉정한 조언가이자 든든한 지원군이고 고맙고 미안한 사람이다. 작가는 자신의 작업이 자신 혼자 만들어낸 산물이 아닌 가족들의 노력으로 함께 만들어낸 결과물이라고 공을 돌려 따듯한 가족애를 느낄 수 있었다.

    그는 자신의 작품이 어릴 적 누구나 가지고 놀았던 로봇을 매개체로 삼아 잠재되어 있는 추억들을 꺼내는 ‘추억하기’가 되었으면 한다. 인간은 추억을 먹고 산다라고 할만큼 추억이라고 이야기 되어지는 기억들은 현재의 상황이 어떠하든 사람의 마음을 따듯하게 하는 보물과 같은 것이다. 또한 일방적으로 보여준다는 의미를 떠나 관객(특히 아이들)의 참여를 유도하여 전시하고 즐거움을 함께하는 쌍방향 커뮤니케이션(Duplex Transmission)이다. 예술 작품과 수용자의 관계, 작가와 관객과의 관계를 다시 규명하는 것이다. 미술의 가장 큰 변화라고 한다면 일부 부유층의 전유물이었던 과거와는 달리 공공이 즐기고 향유할 수 있는 문화로서 자리 잡았다. 이러한 변화가 시대적인 흐름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작가들의 노력이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특히 백종기 작가는 ‘현대 미술은 어렵다.”는 편견과 난관을 극복하고 특히 미래의 미술가인 어린이들에게 좀 더 다가가려고 노력한다. 과거 추억의 로봇들이 현재라는 시간과 공간을 부여받아 해마다 새로운 의미를 지닌 존재로 태어났으면 하고 이러한 호흡의 결과가 새로움을 꿈꾸는 그들 삶에 빛나는 조각으로, 예술로 다시 태어나면 더 좋겠다고 말하며, 여기서 진정한 예술의 힘을 찾고 싶다는 작가의 바램도 비췄다.



    노랑장갑을 낀 3명의 아톰  88.2x81x14cm  foamex+urethane color  2009

    앞으로 2011년 1월에 조선일보 미술관에서 개최하는 I-Robot전에 참여한다. 3회 연속 출품하고 있는데 “배움에는 끝이 없다” 라는 성인(聖人)의 말씀이 요즘처럼 가슴에 다가온 적이 없었다고 말하는 작가에게서 끊임없는 창작의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런 그의 내년 삼청동 아트파크 갤러리에서 열릴 6회 개인전에 많은 관람객들이 관람해 추억을 재생산하며 현재의 삶도 미래에 행복한 추억의 한 장면이 되도록 하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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