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ARTS
  • 인터뷰 날짜 : 2010.08.17
  • 인터뷰어 : 김연숙
  • 글 작성자 : 정진아
  • 김정선 작가는 조선대 순수미술학 석사를 졸업한 작가로 최근 몇 년간 수 많은 개인전과 단체전에 참여해 왔다. 특히 올해에는, 「’꿈을 바라보며 그리다’전 초대(의정부 예술의 전당)」문화박물관 초대전(동신대 문화박물관)」「금호아트갤러리초대전)」등의 단체전에 참여했으며 국제적으로는 지난해 상해 국제아트 페스티벌, 올해 뉴욕 아트페어에도 참여하는 등 매우 활발한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특히 2008년부터 ‘그림자’를 주제로 하여, 「욕망-Shadow전(인사아트센터-제2전시관)」, 「Shadow전(국립의료원 초대전, nmc미술관)」「Shadow(이윤수 갤러리 초대전)」등 개인전을 열었다.



    Shadow-autumn  80 x 116cm  oil on canvas  2010

    김정선 작가의 개인전에서 두드러지는 주제는 위에서 언급한 그녀의 프로필과 같이 바로 ‘그림자’이다.
    그림자는 우리, 누구에게나 있으나 모두 그저 지나치기만 하는 존재다. 그리고 ‘쉐도우=복사본’ 이것이 일반적인 작품에서의 그림자를 대하는 인식이다. 하지만 김정선 작가의 그림자는 단순한 그림자로 보지 않는다.
    “가시적인 것은 진정한 그대로의 모습이 아니라 보여주고 싶어하는 가면과 같은 모습이다. 그림자는 이에 대해 상대적으로 겉모습을 만들어 내기 위하여 감추고 인내했던 과정의 진정한 나의 모습을 나타낸다.”
    그림자 모습은 투영하는 마음의 거울로 인식하는 것이다. 그림자는 겉으로는 보이지 않는 우리의 모습을 표현할 수 있는 우회적인 방법이다. 그렇기에 그림자는 우리의 ‘페르소나’를 벗기고 그 안의 아니마, 아니무스 그리고 욕망을 드러내는 투사기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김정선 작가의 작품 안에서 그림자는 곧 욕망이다. 일종의 고해성사로써 자신을 솔직히 인정하게 되면 더 나은 자신을 만들어 갈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러한 ‘그림자’에서도 나타나듯이 김정선 작가가 초기작부터 작업의 모티브로 삼고 있는 것은 바로 ‘인간의 욕망’이다. 욕망에 대한 일반적인 정의인 사치나 모방, 질주가 아닌 오히려 긍정적으로 욕망을 해석하여 욕망의 산물이 열정이며 욕망은 우리의 강한 삶에 대한 의지의 원천이라고 보는 것이 바로 작가의 취지이다. 그리고 작업을 진행하는 가운데 욕망은 인간뿐만 아니라 동식물에게 까지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래서 그녀는 2008년부터는 그 욕망을 식물에서 찾았으며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 안에서 식물의 그림자와 그 그림자의 절실함을 작업의 대상으로 삼았다. 잎사귀, 강인한 느낌의 자생력이 서려있는 엉겅퀴 등이 마음에 와 닿아서 현대인의 표상처럼 느껴졌던 것이다. 그렇기에 김정선 작가의 작품 안에는 강인한 의지, 절실한 환경, 각박한 시멘트 문화, 회색조의 건축물, 현대인의 발 빠른 하루들이 어우러져서 전체를 구성하고 있다. 이는 물 밖의 백조의 우아한 모습과는 달리 물속에서 열심히 발을 젓고 있는 백조와 같은 우리네 모습들을 투영한다. 보통 이런 현대인의 모습은 좋은 삶을 찾으려 하나 점점 멀어지는 모순된 시선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그녀는 이런 빠른 문화 속에서 인간의 강인함을 느낀다. 인간의 강한 적응력과 엉겅퀴 잡초 같은 식물 근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그림자를 통해서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그녀의 작품에서는 또한 컬러가 눈에 띈다. 컬러를 통해 관객들은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는데 올해 이전 작업은 무게감 있고 안정적인 느낌이 난다. 특히 「Shadow전(2008)」의 작품『블루 쉐도우』에서 보여진 주조를 이룬 블루와 바이올렛 색체는 조금 우울하면서 강한 에너지의 느낌이 나타난다. 또한 『’현대인에 대한 욕망 읽기’전(2007)』에서는 전혀 다른 매체(명품가방)를 통해 일명 된장녀의 심리묘사를 표현한 바 있다. 표현 방식은 다르나 현대인의 욕망을 우회하여 풍자하는 명품가방전 역시 Shadow전과 맥을 같이 두고 있는데 이 작품 역시 블루와 바이올렛 색체로 이루어짐을 볼 수 있다. 게다가 화면에서는 한가지 색조인 모노톤으로 느껴지지지만 사실 자세히 들여다 보면 그 안에는 여러 가지 색이 들어있다. 이러한 방식은 냉소적이고, 이성적이며 복잡한 현대인의 이미지를 나타내기 위해 의도된 것이다.
    하지만 2010년 작품은 경쾌하고 밝은 느낌과 이전의 이분법적인 구성에서보다 한층 자유로운 화면구성이 보여진다. 이러한 변화는 사실 기존 작품에서 자주 쓰여졌던 블루컬러의 특유한 작가의 내면세계에서 어떤 변화된 자유로운 공간유도성 내면을 엿볼 수 있다. 색감을 넘나들며 또 다른 공간 구성을 통해 Shadow의 아우라를 흥미있게 표현하는 변화라 할 수 있다.



    Shadow_10-1  80 x 117cm  oil on canvas  2010

    이러한 작품을 그리는 김정선 작가가 미술을 시작한 것은 어릴 때부터 자신만의 사고를 표출하는 것을 좋아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글, 시, 만화 등 많은 매체를 통해 자신을 드러내려고 해왔으며 그렇기에 그림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당연했다.” 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한 성장과정에서 특히 ‘세잔’의 미술세계에 푹 빠져서 결정적으로 나 자신을 열정적으로 표현해보고 싶어졌으며 이후 르네 마그리트를 좋아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작가는 작업을 하다가 열정이 식는 것 같을 때는 마그리트의 작품을 보고 슈베르트와 바흐 곡을 들으며 때때로 강을 보러 가기도 한다. 작업에서의 롤모델은 많은 세계관을 반영하면서도 이성적으로 자기만의 세계를 구축하는 “마그리트”를 꼽고 있다.

    다른 사람들과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즐기며 작업을 하는 김정선 작가는 새로운 거리를 걷거나 풍경 등을 바라보는 것을 좋아한다. 새로움에서 오는 이질감과 괴리감을 즐기며, 커피를 마시면서 많은 사람들의 대화하는 것을 자신이 중심이 아닌 채로 들어본다고 한다. 그럴 때마다 사물, 풍경이 다르게 와 닿을 때가 있는데 이러한 생각은 혼자만의 사고를 가능케 하는 것이다. 게다가 항상 여행을 하고 있는 것처럼 생활을 하고 있다. ‘그림은 만들어 가는 것이다.’라고 믿고 있기에 우연적인 효과와 작업 패턴을 반복하면서 느껴지는 자신의 발전이 거듭되면서 작품과 작가 모두가 완성에 더 가까워지는 것이다. 살아가면서 인생을 잘 정돈하는 방법을 터득하게 되는 것처럼 ‘여행’에도 처음 만나는 순간과 느낌은 다른 상황을 만들고 신선함을 가져온다는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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