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ARTS

작가

작가 인터뷰

금몬당
입체와 평면을 넘나드는 작가
2010.10.09

인터뷰 날짜 : 2010.07.23
인터뷰어 : 김연숙
글 작성자 : 정진아

미술의 시작을 따지다 보면 인류 태초의 샤머니즘적인 제사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렇기에 미술은 신전의 건립과 같은 건축에 종속되어 있었다고도 볼 수 있다. 근대에 이르러 입체, 조각, 평면의 개념이 조금씩 달라지면서 미술과 건축 역시 구분이 되기 시작하였다. 따라서 근원적으로 따지고 보자면 모든 건축, 조각, 미술 그리고 문학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예술’이라는 하나의 카테고리로 묶을 수가 있는 것이다. 이러한 흐름 때문일까,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창 구분을 명확하게 할 때와 다르게 요즘의 현대미술에서는 장르를 넘나드는 작품활동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빅파이 120 x 92cm 한지 핸드컷, 아크릴, 안료, 필름 2010

금몬당 작가 역시 입체와 평면을 넘나드는, 즉 회화와 조각을 아우르는 작업을 하고 있는 현대작가 중 한 사람이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물질은 입체로 되어 있다고 보는데 평면적인 것도 사실은 입체이다. 금몬당 작가의 페이퍼커팅은 10장, 많으면 100장 이상까지 레이어를 겹쳐 칼로 도려내는 작업을 한다. 순수한 발상에서 출발한 이러한 형식의 작업은 실은 세계적으로 존재하는 장르의 하나이며 고대 중국이나 일본,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도 제사를 지낸다든지 할 때 실제로 사용하는 기법이다. 드로잉을 한 후 먹지 등을 이용하여 도려낸 후 레이어를 겹치는 순서를 따라 만들어내는 작업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이러한 작업이 반복 끝에 결정적인 작품을 접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작업유형의 바탕 위에 특별히 살펴보자면, 그의 작품에는 ‘뽈라’라는 캐릭터가 등장한다. ‘뽈라’는 작가를 대변하며, 작품 속의 모든 중심적인 이야기를 끌어가는 캐릭터로서 ‘한국적인 것’은 결국 자신이 만드는 대리인물이 되어야 한다는 그의 발상으로 태어났다. 이름에는 리듬과 놀이성이 내재되어 있다. 그가 ‘뽈라’를 창조해 낼 때, 캐릭터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점은 대중성이었다. 그렇기에 친숙함과 독창성 사이에서의 줄타기를 수없이 반복한 끝에 태어난 ‘뽈라’는 작가가 작품을 통해 사람들과 쉽게 소통하고, 설명이 없이도 친근함과 즐거움을 느끼게 만든다.

특히 이번에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금몬당 작가의 전시회는 크라운해태제과와 함께했는데, 우리가 쉽게 접하는 과자의 포장지와 상자 등을 이용한 작품이 전시되었다. 과자의 포장지를 이용한 작품을 위해 작가는 필요한 색을 오려내는 엄청난 노동 끝에 작품의 결과적 맥락을 잡게 되었다. 그리고 기존에 이루어졌던 작업의 방식과 마찬가지로 오려낸 포장지의 집적과, 콜라주방식으로 작업을 하였다. 물론 이 작품들 가운데에도 역시 캐릭터 ‘뽈라’를 넣었으며 6~70년대에 유행한 로봇과 영화 등을 소재로 하여 친근감과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전시를 목표로 하였다.

한편, 금몬당 작가는 티셔츠 프린트 디자인 콘테스트 수상, 저고리 드로잉 공모전 수상 등 조각이나 그림과는 전혀 다른 분야에서도 수상경력을 가지고 있다. 기본 분야인 조각은 물론이고 섬유를 가지고 작업을 하는 것에도 관심이 있는 그는 다방면으로 다양한 재능이 있다. 실제로 고등학교 때 스스로 디자인한 옷을 입을 정도로 패션과 천으로 할 수 있는 것에 대한 관심이 무궁무진했던 그는 대학 졸업 후에도 패션은 물론, 인테리어와 디스플레이 분야에도 관심을 가졌다. 30대 초반의 나이에 패션학원에 도전하여 공모전에서 수상이라는 쾌거를 이뤄낸 금몬당 작가는 앞으로는 패션과 조각과 회화의 만남이라는 새로운 장르의 예술을 실현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오히려 기존 패션 디자이너가 아닌 조각과 그림을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접근하는 패션에는 독특한 매력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패션 이외에도 시를 책 한 권 분량까지나 써 놓았다는 그는 배움에 관해서도 끊임없는 변화와 자유로운 창작을 중요시 한다.

이러한 많은 작업을 하면서 그는 앞으로 나아갈 방향과 외국작가들과 비교해서 한국에서 성공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고 한다. 그리고 결론은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대중이 작가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작품 그 자체를 좋아할 수 있어야만 한다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많은 예술 작가들의 문제가 되는 경제적 불안정에 대한 화두에 대해서도 그는 경제적으로 불안정할지라도 좀 더 대중과 친숙하고 소통할 수 있는 작업, 자유로운 작품세계를 지향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경제적인 스트레스를 이겨나가는 것도 작가의 몫이며 역할이고 그렇기에 작가의 용기와 패기와 추진력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신념을 가진 그는, 한계는 누구에게나 있으나 시대상황을 잘 파악하고 통찰하면서 흐름을 따른다면 누구나 원하는 작품세계를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성공을 얻으리라 믿고 있다. 현재의 삶에서 본인의 위치를 통찰하는 그 능력이 바로 자신을 진보시키는 힘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천상천하뽈라독존-과일 116 x 91cm 한지 핸드컷, 아크릴, 안료, 필름 2010

앞으로의 그의 희망을 살펴보기에 앞서, 미국에서 1960년대 이후 팝아트의 열풍이 불었었는데, 사실 한국에서는 당시 실종되었던 그 흐름이 지금에서야 생겨나는 현상은 또 다른 미술의 흐름으로 봐야 한다. 이러한 미술사 가운데서 금몬당 작가는 뒤샹, 앤디워홀과 제프쿤스의 흐름을 잇는 팝아트 작가를 꿈꾸고 있다.
그래서 앤디워홀을 비롯한 다른 모든 작가와 심지어 무당이나 주변사람들을 비롯한 이세상의 모든 것에 관심을 소홀이 하지 않는다. 다양한 재료를 사용하고 하나의 테마를 고집하지 않으며 계속 흐름을 바꾸어나가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모든 작가들의 장점을 연구하고, 예술분야를 뛰어넘어 경제, 문화적인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의 사고까지 공부를 하는 모습은 바로 끊임없는 탐구를 요하는 작가의 본분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락지자라고, 즐거움을 만드는 사람. 상대방도 즐겁게 만들고 내 자신도 즐겁게 하는 그 자체가 편해요. 제 작업의 주 핵심은 누구한테나 즐거움을 주는 거예요. 어떤 재료든 상관없이 이러한 요소로 이끌어 나간다는 거죠. 그래서 어찌 보면 천진난만하지만 그 핵심은 모든 사람을 즐겁게 하기 위해 그렇게 표현하는 거에요.”

MYAR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