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The K에서 개인전을 하고 있는 김지희 작가의 이번 작품들을 보니 예전 작업들과는 조금 다른 이미지다. 팝아트적인 요소가 많았던 기존의 작업들과 연장선에 있는 듯 하지만 이미지적인 면에서는 조금씩 변화를 시도한 듯 하다. 아이는 여인이 되었고 양머리 대신 화관을 썼다. 주요 소재로 등장하는 ‘꽃’을 통해 피고 지는 그 순환의 아름다움을 나타내고자 했다는 작가의 말대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분위기가 조금은 더 차분해진 것 같다. 그래서인지 눈물을 머금은 여인의 눈망울은 더 이상 아이의 그것과는 다르다. 그 동안 그녀의 작업에서 꾸준히 드러났던 내면의 슬픔이 더욱 성숙해진 느낌이랄까. 기존의 표현이 직설적인 방법이었다면 이번에는 좀 더 내밀한 방법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림과 마찬가지로 글 역시 자신을 나타내는 수단이다. 어렸을 때부터 그림 그리는 것과 함께 글 쓰는 것을 좋아했다는 그녀는 현재 미술칼럼을 쓰고 있기도 하다.

각종 전시 준비와 작업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면서도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밀도 있게 쓰고 있는 김지희 작가는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이었다. 그 에너지가 겉으로 드러나 보이지는 않지만 그녀 안에 가진 것이 많아서 이 모든 것들을 꾸준히 해 나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다시 태어나도 예술가의 길을 택하겠다는 그녀는 진정 내면이 뜨거운 사람이다.

“저는 운이 좋은 사람이고 복이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사랑 받으면서 그림 그리는 게 너무 행복하지만 환경이 어려웠다고 해도 그림을 그렸을 것 같아요. 몇 번을 다시 태어나도 저는 예술가로 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