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ARTS

작가

작가 인터뷰

김완진
Cell+fish Island
2010.08.07

인터뷰 날짜 : 2010.06.25
인터뷰어 : 김연숙
글 작성자 : 정진아

동덕여대 회화과의 학·석사를 마친 김완진 작가는 2002년부터 개인전을 열기 시작하여 동덕아트 갤러리, 인사아트센터, 예술의 전당 등에서 지금까지 5회의 개인전을 열었다. 또한 2001년부터「제11회 동덕원전(동덕아트 갤러리, 2001)」, 「감성과 사유 그리고 準(노암갤러리, 2004)」,「아시아프(ASYAAF) 조선일보 기획 초대전(2008, 2009)」, 「wonderful pictures 」(일민미술관 2010) 등 수많은 단체전에 참여하면서 경력을 쌓아 대한민국 미술대전, 구상전에 입선하고 2010미술은행 공모전에 당선되는 등의 수상을 하였다.

cell + fish island 90 x 90cm 장지, 분채 2008

어렸을 때 바느질 솜씨가 좋았다고 하는 그녀는 손재주가 뛰어났던 것 같다. 그리고 집안의 어른 되시는 할아버지 일당 김태신화백의 작품을 어려서부터 접하면서 깊은 채색화의 색에 대한 매력을 느끼게 되었다고 한다. 그렇게 동양화를 그려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면서 채색화의 길에 들어서게 된 것이다.

김완진 작가의 작품을 살펴보자면 큰 화면 안에 나눠져 있는 공간이 있고 사람과 물체가 조그맣게 그려져 있으나 자세히 보면 굉장히 세밀하게 표현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기서 그녀의 관찰력이 드러난다. 항상 인물의 관찰을 많이 한다는 그녀는 버스를 타면서도 ‘이 버스를 타고 가는 사람들의 종착지는 다 다르지만 같은 곳을 향해 가고 있는데 저 사람들은 무슨 생각하느라 저런 무표정을 하고 서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 그리고 더 나아가 지구 안에서 같은 시간을 살아가는 우리네 모습을 상상해 본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작품은 모사만이 아닌 스토리와 과정을 생각하면서 작업을 한다. 소통과 상황설정이 중심이 되어 어떻게 재미있는 상황을 통해 작업을 풀어나갈까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김 작가의 작품이 이런 모습만을 보여왔던 것은 아니다. 그녀의 작품의 경향 변화를 보자면 2006년에는 나르시시즘을 표현하면서 사슴이 거울을 통해 뭔가를 보는 모습을 그려냈었다. 하지만 2008, 2009년부터는 ‘Cell+fish Island’ 라는 제목아래 작품에 큰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특정한 공간을 만들어놓고 그 곳에서 사람들의 행위에 대해 주목을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김완진 작가는 여기에 ‘소통’의 의미를 담아내고 있다. 그리고 그런 소통의 여러 모습 중에서도 작업의 모토로서 사람들의 ‘이기심’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한다. 그녀는 2006년과 그 이후 작품의 변화 경향이 큰 이유를 그리고 싶어왔던 주제에 대한 공통점을 잡지 못한 것에서 찾는다.
개인주의와 이기주의의 차이점에 대한 고민과 여러 가지 방면들을 어떻게 보여줄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 그리고 이기심 중에서도 ‘외면’이라는 특정 요소에 대해 공간이 다르고, 서로 간섭하지 않으며 자기가 하려는 것만 하는 것들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해온 끝에 그녀만의 답을 찾아낸 것이다.

여기서 김 작가의 작품 블로그명이기도한 “Cell+fish Island”는 철학적인 의미가 강하다. 피투성이 존재로 이 세상에 떨어진 나. 그리고 우연과 필연이 겹치면서 살아가게 되는 삶을 그 안에 표현해 내고 있는데, 대표적으로 그 곳에 무엇인가 침입하면 어떻게 될까? 라는 호기심을 낙하산 부대로 나타내고 있다. 삶을 살아가면서 우연히 있을 수 있는 사고, 선택하지 않았지만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은 바로 우리네 삶에 침입하는 낙하산 부대 같은 존재인 것이다. 2008년 초기의 작품부터 등장하고 있는 낙하산 부대는 삶에 대한 그녀의 생각을 잘 드러내주는 제재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그녀는 작업의 중심 소재인 ‘이기심’에 대해서 철학적으로 고민하며 좋지도, 나쁘지도 않기에 한쪽 편에 설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인간의 본성에서 나타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어떻게 본다면 일관성이 없다고 지적 받을 수도 있으나 이기심은 이기심 자체로 존재하는 것으로 양면이 있는 인간의 모습과 동질적인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리고 김완진 작가는 이러한 문제에 대해 계속 궁금해하고 어떻게 표현해나갈 것인지 연구 해야만 하는 작가의 숙명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있다.

이러한 주제와 생각들을 시각화하여 나타내는 작업과정을 간단히 살펴보자면 채색화의 전통기법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부드럽고 민감한 종이인 장지 위에 채색을 하는데, 그 전에 아교와 백반의 과정을 거친다. 밑그림을 다른 데에 그리고 옮겨오는 순서를 따르기 때문에 김완진 작가는 스스로의 작업에 있어 밑그림을 중심으로 보고 있다. 즉 밑그림을 맨 얼굴이라고 비유한다면 색채는 메이크업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Landing-Jump 150 x 150cm 캔버스,아크릴 2009

덧붙여, 현재 김완진 작가는 작품 활동뿐만 아니라 국립 군산대학교의 강단에서 후배들을 가르치고 있기도 하다. 전시를 꾸준히 하게 되면서 그 동안 스스로 정립하지 못했던 작품과 작업에 대한 의미를 깨닫게 되었는데 이 과정에서 작가정신에 대해 생각해보기도 하고, 아직도 미숙한 점이 많은 자신에게 주변에서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주었다. 그녀는 이러한 깨달음을 후배들에게도 가르침을 통하여 깨닫게 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 또한 아직은 어린 아이들에게 방향성을 제시해 준다면 좋은 생각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강단에 서면서 갖게 되었다. 여기에 더해 가르침을 통해 단순히 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제자들을 통해 더 많은 것을 배우며 서로의 성장에 있어 좋은 영향을 주고 받을 수 있기에, 강사 활동은 김완진 작가에게 있어서는 작업의 시간을 빼앗을지는 몰라도 그만큼 작업에 도움이 되는 요소가 된다. 자신이 보는 세상과 그 느낌을 어떻게 작품으로 표현해 낼 것인지 가르치고, 학생들에게서 신선한 아이디어를 오히려 얻기도 하는 것처럼 말이다.

작품의 양보다는 질을 중시하는 김완진 작가는 20점이 아니라 10점이라도 가치가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어한다. 그리고 한번에 몰아서 작업을 하는 타입으로 큰 에너지를 속에 간직하고 있어 보였다. 내년의 개인전에서는 이기심-‘외면’, ‘눈감아버리다’ 와 같은 주제로 외면에 대해서 중점적으로 이야기를 할 계획이라고 한다. 고전스러운 명화를 목표로 하는 김완진 작가는 앞으로도 계속 인간본성인 이기심이나 질투심 등에 대해 탐구하고 싶은 생각을 하면서 더 나아가 해외진출 의향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김완진 작가는 자신만의 예술을 ‘즐거움’이라고 정의한다. 작업할 때가 제일 즐겁다는 그녀는 자신과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지 않구나 라는 걸 어느 순간 느끼게 되면서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것에서 ‘즐거움’을 찾아가고 있다.

“ ‘내가 바라보는 세상이 다른 사람이 바라보는 세상과 다를 수가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거죠. 그래서 저는 작업하면서 제 눈으로 바라보고 느끼고 사는 지금이 너무 좋고 행복해요. 그래서이런 것들을 사람들에게 많이 얘기해주고 싶어요. “

이러한 면을 볼 때는 아이같이 순수한 것 같으면서도 인간의 이기심과 질투심 같은 본성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는 철학적인 면도 보이고, 강단에 서면서 상호적인 성장을 이루어가는 또다른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러한 유연하고 카멜레온 같은 김완진 작가의 성향을 하나 둘씩 알아가면서 작품을 감상한다면 누구나 작품의 요소요소에 매력을 느끼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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