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ARTS
  • 인터뷰 날짜 : 2010.05.13
  • 인터뷰어 : 나비
  • 글 작성자 : 나비
  • 위영일 작가는 다양한 연작 작업을 통해 권력과 주체에 관한 인간의 욕망을 이해하기 쉽도록 구조화하면서 작가 특유의 아이러니와 위트를 드러내고 있다. 전시를 보기 전 작업노트를 읽는 것은 필수!라고 말하는 작가의 부탁대로 그의 글을 읽어보면 관객을 배려한 세세한 설명과 함께 작업에 관한 의지를 느낄 수 있으며 작품 이미지의 표면적인 느낌과는 달리 단순히 팝 아트로 치부할 수 만은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렇다면 이제 보면 볼수록 수긍하게 되는 그의 작업을 살펴보면서 그의 생각을 공유해 보기로 하자.


    Mr. Wee 양키스 입단식2  45 x 25cm  c-print  2007

    위영일 작가는 야구 영화의 제목을 그대로 옮긴 <그들만의 리그>를 통해 ‘타자성’에 대한 부분을 예술의 영역에서, 제국주의에서, 한국사회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다. <그들의 칼라>라는 유명한(?) 팔레트가 등장한 작품을 보자면 미술을 좀 안다 싶으면 누구나 알만한 유명 작가들의 작품이 마치 칼라 차트처럼 너무나 분명하게 압축되어 있다. 이 팔레트는 미술을 아는 사람들(혹은 전공자들)에게는 상징적인 아우라로 다가오겠지만, 미술을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그저 물감이 짜여진 하나의 팔레트일 뿐이다. 작가는 색채, 기법, 스타일 등 한 명의 작가를 나타내는 특징을 명확하게 보여주면서 이러한 미술의 표피화적인 허식을 비틀어서 이야기하고 있다. 한 편, 영웅들이 판을 치는 미국의 제국주의를 비판하면서 원더우먼, 스파이더맨, 수퍼맨 등이 모두 뒤섞여 있는 짬뽕맨이 등장한다. 작가는 신화화 된 영웅들의 시물라르크의 환상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면서 문화적으로 제국주의에 종속되고 마는 현실에 일침을 가한다. 그렇게 코드화 된 미국 중심의 제국주의는 ‘메이저 리그’라는 용어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전 세계에서 22개 국가-그 중에서도 한 때 미국의 식민 지배하에 있었던 국가들이 대다수인-만이 하는, 미국 중심의 스포츠인 야구를 월드시리즈로 명명하면서 신 제국주의나 후기식민주의의 형태로 미국 이데올로기를 반영하고 있다.

    [desire to="" Mainstream(주체로의="" 욕망)=""]에서는 누구나 주인공이 되고 싶어하는 현대인의 보편적인 현상들을 단편적으로 보여주면서 그 안에 감춰진 허영과 욕망을 드러내고 있다. 작가는 인터넷에서 손쉽게 찾을 수 있는 익명의 정보들을 수집하고 그것을 재구성하거나 자신이 직접 주체가 되어 타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기획하기도 한다. 이를 통해 우리는 인터넷의 파워를 실감할 수 있으며, 객체가 주체로 전이되는 현상과 함께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허위 의식을 엿볼 수 있다.

    [divlanet wee012="" All-Star=""]는 작가 스스로가 자의적 설정에 근거하여 가상으로 만든 행성이다. 작가는 이 행성에 인간의 욕망을 7가지(식욕, 성욕, 장수욕, 권력, 편리성, 속도, 기네스욕망)로 설정한 후에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새로운 존재들을 만들고, 기존의 것들을 채택하고 있다. 전시장 자체가 하나의 자연사 박물관과 같은 생각이 들게 하는 작품들 속에는 현대인들의 욕망, 그 모순 덩어리들로 가득 차 있음을 알 수 있다. 작가는 부족한 부분을 채우려고 하는 욕망이 넘쳐 잉여가 되고, 그것이 차고 넘쳐 오히려 결핍이 생기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누구나 쉽게 읽어낼 수 있도록 도표화 하고 구조화하여 인간의 과도한 욕망-한편으로는 전혀 쓸모 없는-들을 표현하고 있다.


    모유수유  122 x 97cm  패널위에 아클릭칼라, 실크스크린  2010

    위영일 작가는 한 작품 마다 하나의 작업으로 간주하기 보다는 각 작업들이 유기적으로 연결하면서 전체의 작업을 이해할 수 있도록 설정하고 있다. 그는 스스로 카테고리를 만든 후에 이미지들을 수집하고 궁극적으로 관객과 공유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자의적 설정’을 통해 표현하고 있다. 그는 미리 캐릭터들을 설정하고 그것들을 다양한 방법으로 구체화 시키면서 세상에 대한 자신의 관점을 제시하는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 화가의 붓질을 좀처럼 찾아볼 수 없는 그의 작업은 컴퓨터와 실크스크린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9년간 만화의 배경을 그렸던 경력과 함께 디자인을 공부하다 회화로 전향한 이력 덕분에 그의 작품에는 일러스트적인 요소, 포스터적인 요소, 그리고 디자인적인 요소들이 한데 섞여 있다. 그는 행여 권위적으로 위장할지도 모를 회화의 아우라에 반대하여 의도적으로 다양한 요소로 표현하고 있다고 답했다. 영향을 준 작가로는 마이클 주(Michael Joo)와 프레드 윌슨(Fred Wilson)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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