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연 작가는 쌈지와 SK TTL, 더 페이스샵 등의 회사에서 근무한 경력과 많은 국내·외 뮤지션의 사진촬영 및 일러스트레이션을 맡아왔다. 또한 「She is(한국, 서울-2002)」, 「 Elle n`est pas malade (한국, 서울-2004)」과 2008년 인사 하나아트 갤러리에서의 개인전, 네 번의 그룹전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과의 사회적 소통으로 작업적 성장을 이루었다. 즉, 그녀는 소비위주의 사회와 순수한 작가로서의 경험을 모두 경험하면서 독창적인 자신을 찾고자 하는 욕구를 깨닫게 된 것이다. 이는 그녀의 ‘또 다른 인격’ 인 작품을 통해 표현되고 있다.
“일상생활이나 제가 생각하는 것들 보면 재밌고 엽기적인 그런 것들이나, 신기한 것 모으고 그런 것들을 무척 좋아하거든요? 근데 작업에서는 저란 의미가 다시 만들어져요. 또 하나의 저라고 생각하며, 또 다른 인격의 라고 생각을 하고 있거든요.”
그녀가 그녀로 인해 그녀가 되었다. 76 x 55cm 종이에 수채화 물감과 과슈, 잉크, 금박 2010.4
정연연 작가의 작품을 보면 몽상적이면서 부드럽고 아름다워 보이기만 하는 여인의 표정이 눈에 들어오고 이와 더불어 한눈에 들어오는 특징이 있다. 바로 “패턴”이다. 야릇한 숨김의 미학과 함께 속에 패턴 안에 그녀는 사회에서 보고 들으며 생각했던 것들과 사회 및 사람으로부터의 감정을 숨겨놓았다. 즉 이것은 작가가 우리에게 던지는 수수께끼이자 숨은 그림 찾기인 것이다. 그렇다면 그 수수께끼의 답은 무엇일까? 이를 통해 작가가 알려주고 싶은 것은 ‘삶의 모든 것, 다양함 그 자체를 받아들임’의 미덕인 것이다.
그리고 정연연 작가가 주된 소재로 삼는 “여성”은 순수하고 아름다우나 그 안에 거대한 가시가 숨어 있는 대상이다. 이는 사실 어떻게 보면 모든 인간의 본질적인 모습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녀가 많은 사람들 중에서 특히 “여성”이라는 범주를 주된 소재로 삼은 것은 개인적인 경험에 뿌리를 두고 있기도 하다. 그 경험을 통해 표면적인 모습을 새롭게 바라보고 또다시 해석해서 볼 수 있었기 때문에 작품과 일상생활에서의 극단적인 면을 통찰하는 것이 가능했던 것은 아닐까? 정연연 작가는 “여성”을 중심으로 하는 본인의 작업을 하면서 이러한 설명을 덧붙인다. 그녀는 한 가지 소재를 가지고 수년을 그려오는 것은 어찌 보면 창조 활동에 있어 위험한 형태일지 모르나 결국, ‘버릴 수 없다. 그려내지 않을 수 없다.’라는 생각으로 여자들을 그려내고 있다고 한다. 여전히 작가에게 있어 “여성”이라는 존재는 정립되지 않은 변화무쌍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여자의 적은 여자다.>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역사적으로 도구로써 천시된 사례가 빈번한 여성이 남성에게 적의를 품지 않는 모습을 보며 그녀는 안타까움과 매력을 동시에 느꼈다. 여성은 공격적이나 서로의 우정에 기대지 않을 수 없는 아이러니한 존재일지도 모른다. 여성으로서 여성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며 그 존재에 대해 현실적으로 성숙하고, 보다 관대해지고, 자기보호와 가정·사회·직장에서의 관계에 충실할 수 있는 존재로써의 발돋움을 기대했던 것은 아닐까. 그 안에는 ‘존중’이라는 키워드가 숨어있다.
이러한 면을 본다면 우리는 정연연 작가의 작품을 대하는 데에 있어서 그 안에 숨은 것은 무엇일까 하고 조금은 더 깊숙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패턴을 통해 감수성의 그림으로 형상화를 하고 자료 수집과 공부를 하는 데 있어 많은 시간을 할애하며, 계산을 한 뒤 세밀한 드로잉을 하기 때문에 그 세부적 라인이 모두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담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 작가 역시 관객에게 바라는 것은 ‘하나의 소통’이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심리학적으로 부담감 없이 느껴지면서 점점 보면 볼수록 그림에 대한 의미를 찾아가게 만드는 것, 그것이 바로 그녀의 작품에 담긴 힘이기 때문이다.
“그냥 느끼고 갔으면 좋겠어요. 욕심 없이 느끼고 가는.. 근데 그게 또 욕심이네요. 그냥 저라는 인간이 이렇게 작업을 했고, 보는 당신은 나와 같이 백 퍼센트 공감하고 느끼지 못할지라도 어느 일정한 부분에 있어서는 서로 커뮤니케이션을 그림을 통해서 했으면 좋겠다라는..”
그녀가 그녀로 인해 그녀가 되었다. 76 x 55cm 종이에 수채화 물감과 과슈, 잉크, 금박 2010.3
정연연 작가의 활동은 앞서 말했듯이 다양한 경험을 통해 차곡차곡 이루어진 산물이기 때문에 그 영역 역시 광범위 하다. 그림뿐 아니라 2002년, 어린 것에서 오는 성적인 팜프파탈적 요소와 그 파괴성, 순수함을 표현한 『로리타를 위한 팜프파탈』과 같은 여러 차례의 퍼포먼스와 포토그래퍼로서의 사진촬영에까지 그 영역을 넓게 확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그녀가 그녀로 인해 그녀가 되었다.』의 퍼블릭아트 과월호 표지 당선과 6월 30일부터 인사 하나아트 갤러리서 전시될 정 작가의 그림들을 통해 관객들은 작품 안에 담긴 이야기들을 보고,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스스로 “나는 진화를 하고 싶다.” 라고 정의한 정연연 작가의 말처럼, 지금도 진행 중인 그녀와 그 자신의 작품의 진화는 조금씩, 한 단계씩 그 발전을 거듭하게 될 것이다. 앞으로 계속될 정연연 작가의 무한한 발전과 작품의 ‘진화’의 날개가 더 곧게 뻗을, 그 날을 고대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