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ARTS
  • 인터뷰 날짜 : 2008.10.05
  • 인터뷰어 : 최희경
  • 글 작성자 : 나비
  • 자연의 생성, 삶, 탄생 이런 근본적인 것들을 탐구하는 작가 이창수는 한지 위에 자연과 인간의 ‘인연’을 표현한다. 인간은 자연과의 어우러짐 속에서 그 근원을 찾을 수 있듯이 그는 끊임없이 이어지는 삶의 카테고리 속에서 우주의 근본을 찾을 수 있다고 본다.




    人-然  20.5 x 22.5cm  한지, 천연염료  2008

    “제가 이야기 하는 것이 삶과 자연이기 때문에 재료에도 풀 같은 것을 안 사용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저것이 혹시 폐품처리가 된다 하더라도 자연적으로 폐기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거죠. 자연에 섞여서 없어지는 재료로 자연=재료가 되어야 한다는 거예요. 내용으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재료 그 자체의 물성도 사라져야 한다는, 그런 소멸성을 고려해 봤어요.”

    그는 자연의 재료인 ‘한지’로 작업하면서 이러한 원리를 깨달았다. 그의 작품은 반복적인 두들김의 과정을 거친 한지 위에 오브제적인 자연적인 요소와 잘 맞는 형상성이 있기 때문에 그는 이러한 형상들을 표현하는 작업을 탐닉하고 있다. 거기에 본질이 있다. 결국 이러한 작업 과정의 총체적인 것들이 삶에 대한 충동이라는 것이다. 그는 자연적인 재료로 작업을 하면서, 그 안에서 반복적이면서도 흐트러진 형상들을 표현하면서, 삶에 대한 에너지와 요구가 소용돌이 치듯 일어난다고 했다.
    그는 작업을 하면 할수록 자연과 인간의 순환적인 관계에 대해 끊임없이 진진한 고민을 하게 된다고 한다. 그런 것이 없다면 왜 작업을 해야 하고, 왜 살아야 하는지 의심할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범우주적인 세계관 속에서 ‘자연’에서 치유의 힘을 얻고 작업의 영감을 얻는 그의 작품들이 늘 그렇게 생명력이 넘치길 바란다.




    人-然  363 x 242.5cm  한지, 천연염료  2008

    “자연에는 뭔가 상처를 낫게 하는 ‘치유’의 힘이 있는 게 아닐까? 자유로운 ‘자기표현’이 예술의 유일한 목표이던 시절, 자연과 교섭하는 예술이란 케케묵은 작가들의 매너리즘이었다. 그러나 어찌 인간과 자연의 인연을 저버릴 수 있겠는가. 인간의 창조의 원천을 인간에게서만 찾으려 할 때 예술은 죽을 수 밖에 없다. 진부한 자기표현이 되고 만다. 그러하기에 이 끈질긴 자연과의 인연은 작가의 손끝에서 나오는 기교로서가 아니라 심상(心象)으로 다시 말해, 내면의 무의식적 조형성의 원리로 표상되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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