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ARTS
  • 인터뷰 날짜 : 2012.06.04
  • 인터뷰어 : 김연숙
  • 글 작성자 : 김연숙
  • Q. 전통민화를 고수하시면서 불교의 양식도 차용해 사용하고 계신데, 작품에 대한 좀 더 자세한 소개를 부탁합니다.

    A. 불자이면서 민화를 하다보니 민화와 불교를 접목시키면 색다른 것을 찾을 수 있을 것이로 생각했습니다. 석사때 문화재를 전공한 것은 남편인 능화스님도 문화재에 공통에 관심이 있어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석사 때는 문화재를 전공했지만, 문화재 박사과정은 없어서 계속 공부를 할 수 없었어요. 그런차에 불교미술을 하시기 전부터 민화를 했기 때문에 불교와 민화를 접목시키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진학하게 됐어요. 민화를 10년 하다 보니 많은 분이 민화라고 하면 남의 그림을 베껴 그리는 것으로 생각하는데, 처음에는 가르쳐 주는데로 그렸는데 어느 날 의문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조금씩 나만의 것을 찾게 되었지요.
    그리고 아들의 군입대로 교육비에 대한 부담이 줄어든 것도 제가 공부를 다시 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습니다. 능화스님과 아들의 교육비만 해도 상당한 부담이었거든요. 늦게 시작한 공부가 힘들었지만, 수많은 질문의 답은 ‘나는 이것을 해야만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꿈을 향해  65 x 40cm  장지, 수간분채  2012

    Q. 민화가 주목을 받고 있는데 일반인들은 민화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민화의 과거와 현재에 대해 느끼시는 바가 있다면 말씀 부탁합니다.

    A. 많은 사람이 민화를 하고 있지만, 전문적으로는 하지 않습니다. 여유가 있는 40~50대 주부들이 많이 하다 보니 발전이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전문적으로 한다기보다는 취미생활이나 여유있는 사람들의 여가 활동으로만 그려졌다고 봅니다. 더군다나 민화는 그림 속에 의미를 담고 있어 선물하기에 좋은 그림이지만 왜곡되고 그저 베끼는 그림으로 인식되어 있었어요.
    그런데 요즘 들어서 동양화나 한국화를 전공한 젊은이들이 민화에 자신의 개성을 더해 발전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사람들의 의식에 민화는 ‘민초들이 그린 그림, 그림을 모르는 사람들이 그린 그림’이라고 생각하는데, 민화의 연구가 아직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좀 더 깊이 있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민화는 그림의 소재에 따라 나누어 집니다. 작가님께서는 특별히 좋아하시는 소재가 있으신가요?

    A. 개인적으로 호랑이와 모란을 좋아합니다. 호랑이는 나쁜 것을 막아준다는 벽사의 의미가 있고, 용 같은 경우는 복을 불러준다는 의미, 모란꽃은 부귀영화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부귀영화는 모든 사람이 다 바라는 것이기도 하지요.
    색채의 사용에서도 전통 방식을 통해 재현한 색과 기성의 제품을 사용했을 때 나오는 색이 다른데, 저는 번거롭고 힘들더라도 전통의 방식을 고수해 내는 색이 더욱 고급스럽고 제 그림과 어울리는 것 같아 사용하고 있습니다.

    Q. 소재가 한정되어 있다고 하지만, 민화에는 작가의 개성을 엿볼 수 있는 여러 가지가 담겨 있습니다. 작가님의 작품에서 엿볼 수 있는 작가님만의 특징이 있다면 어떠한 것이 있나요?

    A. 저는 벽사의 의미가 있는 호랑이, 좋은 소식을 불러온다는 까치와 오방색의 모란을 즐겨 그립니다. 시간을 두고 채색을 하는데 발색을 살펴 본 다음 덧칠을 합니다. 그라데이션 효과로 입체감을 주어 활짝 핀 모란에 생기가 넘치는 것도 제 그림에 특징이라고 할 수 있어요.





    모란1  35 x 70cm  장지, 수간분채  2012

     
    Q. 작가님이 느끼시는 민화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A. 제가 불자이기 때문에 그림을 기도하는 걸로 생각합니다. 그림 그릴 때가 가장 편한 것 같아요. 민화는 저에게 또 하나의 기도방식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절에서 생활하고 있지만, 바쁠 때는 한 번도 불당을 들어가 볼 여유가 없을 때가 있어요. 그래서 작업실에서 작업하는 동안에도 기도하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어요. 그래서 누구든 제 그림을 보고 편안함을 받는다면, 그것으로도 작업에 만족을 느낍니다.




    오색의 소망  37 x 40cm  장지, 수간분채, 은  2011


    Q. 얼마전 갤러리 M에서 진행된 <설명이 있는 불화전>에 출품하신 작품에 대한 소개 부탁합니다.

    A. 제 작품의 소재는 변형시킨 연꽃인데, 연꽃은 불교의 상징적인 의미가 있습니다. 연꽃에 옴마니반메홈이라는 진원이 있어요. ‘옴마니반메홈’은 보살상이나 연화수보살에게 귀의하여 극락왕생하기를 바라면서 이것을 외우면 죽은 후에 육취(六趣)에 들어가서 윤회를 벗어날 수 있는 공덕을 쌓게 된다고 해요. 그리고 추가로 연꽃에 부귀영화를 말하는 나비를 붙여서 넣었어요. 그래서 제 그림에는 불자들이 말하는 최고의 진리인 옴마니반메홈과 같이 되기를 성원하는 저의 기도가 담겨 있어요.

    Q. 좋아하는 작가나 작품이 있으신가요?

    A. 특별히 누구를 좋아하진 않는데, 민화와는 정반대의 모습이지만 피카소의 그림을 보면서 하나의 사물을 보면서 모든 것을 다 볼 수 있는 열린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Q. 범패 박물관 부관장으로 재직 중이신데, 박물관에서 진행하는 행사나 프로그램에 대한 소개 부탁합니다.

    A. 매년 6월 6일 현충재할때 체험프로그램을 합니다. 또 10월에는 인천에 있는 21개의 박물관이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에서 행사를 하는데, 박물관 나름대로 특색있는 프로그램들을 가지고 나와서 진행합니다. 저희는 불교관련 박물관이다 보니 사물악기를 다루어 본다든가 제가 쓰고 있는 수간 분채로 호랑이를 시연했습니다.
    올해는 인천의 지역적 특색이기도 하고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다문화를 주제로 체험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에요. 정확히 정해지진 않았지만, 각 박물관이 특정 나라를 맡아 그 나라와 관련된 자료를 토대로 특색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참여하게 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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