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ARTS
  • 인터뷰 날짜 : 2011.09.26
  • 인터뷰어 : 김연숙
  • 글 작성자 : 김연숙
  • 김덕영 작가는 나광호 작가와 함께 경희대 앞 갤러리 8스트리트에서 `Doodle Project` 를 전시하고 있었다. 일현미술관에서 함께 전시하다가 뜻이 맞아 이번 기획전을 함께 하게 되었다고 한다.
    갤러리 8스트리트의 릴레이 기획전에 참여하게 된 두 작가는 성격과 작품 성향은 다르지만 서로의 부족한 점을 채워나갈 수 있다는 점과 추진력이 닮아 있었다. 그래서 서로 윈윈(win-win)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의기투합하게 된 것이다.




    Movements in the World  100x110x40cm  plywood, black hotmelt  2011


    김덕영 작가는 색각이상자라는 핸디캡을 가지고 있어 작가로서의 제약이 많았다. 대학입시에서는 입학원서조차 넣을 수 없는 학교가 있었고, 진학할 과를 정할 때에도 색을 쓰는 것에 대해 자신할 수 없어 조소과를 선택하게 된다. 그리고 대부분의 작업은 블랙과 화이트 위주로 진행했다.
    그러면서 양면 혹은 이면에 대한 주제를 찾게 되고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은 것이라는 것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 일반 사람들이 보는 것을 볼 수 없다는 자신의 핸디캡을 장점으로 만들어 볼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작가 자신이 보이는 대로 색각검사표를 그리면서 보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다르게 보이는 것을 표현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정상과 비정상이 아닌 다른 시각의 것을 그대로 표현하는 작업이다.

    일반적이지 않은 것은 시각적인 것만이 아니다. 김덕영 작가는 현실에 잘 적응해 살아가고 있는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라는 생각을 했다. 그렇다고 상식에 벗어나는 행동을 한다는 것은 아니다. 규칙과 형식의 틀 안에서 생활하는 모범생은 아니라는 것이다.
    일상의 틀을 깨고 싶다는 생각을 할 때 우리는 일반적으로 오늘 내일 해야 할 일, 그것을 하지 않았을 때 발생할 결과 등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되고 그래서 마음을 접게 된다. 그렇지만 작가는 일단 하고 보는 것이다. 이런저런 생각을 접고 우선은 자신의 생각대로 하고 보는 것이다.

    `일학년 때 실기실 벽에 뭔가 휘갈기고 싶더라구요. 그래서 하루 날을 잡고 그림도 아닌 정말 볼품없는 낙서를 해버렸죠. 그랬다가 학교에서 잘릴 뻔 했어요. 그때는 실기실벽에 낙서나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안 되는 거였거든요. 그걸 알면서도 진행하고 혼나고...뭐, 결국엔 다시 흰색으로 페인트 칠을 하고... 그랬답니다. `

    공공미술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그는 개인적으로 대지미술과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싶지만 아직은 경제적인 문제로 생각만 하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난지 스튜디오에 입주 예정인 그는 앞으로의 작업 방향은 바뀌지 않고 입체설치보다는 색감검사표를 그리는 페인팅 작업을 주로 진행하면서 서브로 입체 신작을 조금씩 진행할 계획이라고 한다.




    Sometimes useful  140x120x70cm  wood, resin, urethane paint  2011


    그의 자유로운 영혼이 그를 어디로 이끌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그의 작업에 대한 순수한 열정은 그의 작업이 많은 이들에게 일상에서의 억눌린 감성이 빗장을 풀고 나올 수 있도록 만들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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