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ARTS
  • 인터뷰 날짜 : 2011.10.11
  • 인터뷰어 : 김연숙
  • 글 작성자 : 김연숙
  • Q. 중학교를 졸업하고 이후 호주와 프랑스를 거쳐 미국에서 교육을 받으셨는데요. 어린 나이에 유학생활이 수월하지 않았으리라 짐작됩니다. 유학을 떠나신 배경은 무엇인가요?

    A. 저는 평생 미술을 하고 살면 행복할 것 같다는 생각을 어릴 때부터 해왔는데, 세계적인 미술가가 되려면 나중에 제가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전시도 하고 제 작품 설명도 해야 할 경우 통역을 써서 하면 얼마나 창피할까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일단 세계 공통언어인 영어를 먼저 배워야겠다고 생각해서 중학교 졸업 이후 빨리 언어를 배울 수 있도록 호주 유학을 선택하였습니다. 호주에서 어학원을 졸업하고 고등학교에 진학한 지 일년이 지나자 한국에서 IMF가 터져 두 배로 늘어난 학비를 아버지께서 대줄 형편이 안되어서 다시 귀국을 해야 하나 망설이던 찰나 마침 교환학생 모집 공고가 떠서 지원했다가 뽑혀서 프랑스로 교환학생을 가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 다시 호주에 돌아가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한국에 와서 영어과외를 하며 학비와 생활비를 모아 미국 대학 진학을 결심하게 된 것입니다.




    Big Prince Drinking Coffee  112 x 145cm  oil on canvas  2011


    Q. 샌프란시스코 아트 인스티튜드(San Francisco Art Institute)에서 회화와 조각 복수 전공하셨는데 더군다나 4년동안 장학금을 받으셨습니다. 남다른 재능과 열정으로 노력하신 것 같습니다. 복수전공하신 이유가 있으신가요?

    A. 처음 대학 입학 할 때는 회화 작업으로만 입학이 되었는데, 1학년 때 지금까지도 저의 절친인 영국에서 유학 온 루시가 듣는 조각 수업을 따라 듣다가 조각에 많은 관심과 재미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세라믹을 사용하는 조각 수업이었는데요, 교수님께서 캘리포니아 내에서 열리는 크고 작은 전시에 저를 적극 추천하여 주셔서 많은 전시를 준비하려다 보니 자연히 조각 작품도 많이 생산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조금 힘들긴 하지만 수업을 추가해 듣고 실기 학점을 많이 받으면 복수 전공이 가능하다고 하여 둘 다 전공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장학금을 받는 조건이 성적을 3.5/4.0 을 유지해야 하는 것이어서 공부도 열심히 했어야 했습니다.

    Q. 한국과 미국은 사회적 분위기와 국가적 문화 기반이 다른데요. 한국으로 들어오신 이유가 있으신가요? 더불어 한국에서 작가이기 때문에 미국과 다른 점이 있다면요.

    A. 고1 때부터 집을 떠나 미술을 공부하기 위해 모두 합치면 약 8년간 외국생활을 하였는데, 집이 많이 그리웠습니다. 그리고 장학금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나머지 학비와 생활비를 대출 받았는데 유학생이어서 그 이자가 매우 높아 빨리 돈을 벌어 갚기 위해 한국으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한국에서는 영어선생님으로 일하여 학비 대출금도 갚고, 미술재료도 사고 작업실 비도 내고 생활도 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활동하다가 한국에 오니, 전시할 기회가 한국이 현저히 적고, 또 미술을 대하는 사람들이 미술을 너무 어렵게 생각하거나 무슨 격식을 차려야만 감상이 가능한 것을 이해하고 있는 점에 너무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이제까지 한국에서 활동하시는 작가들이 미술을 아무나 즐길 수 없도록 높은 벽을 쌓아둔 것이 아닌지, 제가 만드는 작품을 통하여 이 점을 바꾸어야 겠다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습니다.

    Q. 어떤 계기로 미술을 시작하게 되셨나요?

    A. 어릴 때부터 전 호기심이 많아서 이것저것 안 해 본 것이 없습니다. 다른 것들은 배우다가 그냥 실증이 나면 그만 두었는데,유일하게 만드는것, 그림 그리는 것은 실증내지 않고 계속 좋아했습니다. 아마 부모님이 못하게 하지 않으셔서 그냥 계속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Q. 회화와 조각을 두루 작업하시는데요. 작업 과정에 대해서도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A. 저는 새로운 작품 구상을 하면 그것이 회화나 조각 중 더 표현이 효과적인 것을 택하여 작업을 합니다. 대학교 때는 클림트의 회화에서 여러 요소를 꺼내어 조각으로 만들기도 했습니다. 요즘은 쇠라의 회화 작품을 조각으로 표현하려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평면을 조각으로 만들 때에는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상상해 내는 일이 가장 도전적이고, 조각을 평면으로 만들 때에는 여백을 무엇으로 채워야 할 지 가장 상상력이 필요한 작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굳이 장르에 상관없이 평면과 조각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작업하는 것도 매우 재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Q. 작업 시간 외에 즐기시는 취미생활이 있으신가요?

    A. 미술작업이란 혼자 작업실에서 외롭고 쓸쓸히 작품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작업시간과 학원일 할 때 이외에는 사람들을 만나거나 운동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운동신경도 없고 잘은 못하지만 배우는 것을 좋아해서 여러 가지 운동을 배워왔는데요 요즘은 골프를 배우고 있습니다. 사람들과 경치 좋은 필드에 나가 운동도 하고 여행도 하는 점이 참 즐겁습니다.

    Q. 좋아하는 예술가 혹은 영향을 받은 예술가가 있다면?

    A. 고등학교 때부터는 피카소와 마티스의 작품에 관심이 많았고 그들의 작가로써의 성공과정 또한 관심이 많았습니다. 미국에 가서는 독특하지만 미술의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던 달리, 듀샹 그리고 미국인인 앤디 워홀의 미술적 개념에 대한 새로운 정리를 관심 있게 생각했습니다.

    Q. 최근 가장 인상 깊었던 전시는 무엇이었나요.

    A. “이것이 미국 미술이다” 전시를 보러 미술을 생소하게 생각하시는 분들과 갔는데 이런 것이 어떻게 작품이라고 할 수 있는지 많은 의문을 가지셨었는데, 미국미술의 컨셉트 아트가 무엇인지 설명해 드리면서 차츰 이해를 돕고 미국에서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미술작품으로 인정받고 있는 이유를 설명해드리는 것이 재미있었습니다.

    Q. 작업하면서 슬럼프에 빠지거나 힘든 점이 있으면 어떻게 극복하는지요.
    요즘의 고민은 무엇인가.

    A. 작업하면서 슬럼프에 빠지면 새로운 작업을 구상합니다. 그래서 몇 년 동안 끝이 나지 않는 작품들이 있어도 다른 작품을 하고 나서 어느 날 문득 다시 그 작품을 마무리 하게 되는 경우도 있지요. 슬럼프라고 생각하면 안되고 새로운 작품을 시작해야 하는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고민은 새로 작품을 하고 있는데 시간이 부족하다는 점 입니다. 물론 두 가지 직업을 하고 있어서 시간이 늘 부족한데 새로 하는 조각은 참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하는데 빨리 끝내서 전시하고 싶은 마음이 커서 고민입니다. 다른 직장(영어강사)를 그만 둘 수도 없고 말이죠.




    Prince and Sheep  112 x 145cm  oil on canvas  2011


    Q. 올 해 준비하고 있는 또 다른 전시들이 있나요? 앞으로의 작업 방향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세요.

    A. 지난해 10월, 올해 7-8월에이라는 짧은 터울을 두 고 회화 개인전을 두 번 하느라 조각에 소홀했었는데요, 지금 시작하고 있는 쇠라의 점묘법을 3D로 재구성하는 조각이 모두 완성이 된다면 전시장에 세팅하여 사람들이 작품들 사이를 거닐게 할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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