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ARTS
  • 인터뷰 날짜 : 2011.05.13
  • 인터뷰어 : 나비
  • 글 작성자 : 나비
  • 삼청동의 한 건물에 거대한 식물이 피었다. Space sun+건물 2층 외벽, 창문을 통해 희한한 아이비(ivy)가 뻗어나가고 있었다. 철과 아크릴로 제작된 독특한 형상의 이 식물은Space sun+신진작가공모전에 당선된 박안식 작가의 설치작품 ‘Fractal Ivy’였다. 첫 번째 개인전인 에서 박안식 작가는 자연과 인공의 요소들을 결합시켜 자신만의 조형세계를 선보였다. 차가운 재료인 금속과 유리, 아크릴 등을 이용하여 표현한 자연의 형상은 키네틱 아트(Kinetic Art)로 재현되고 있었는데, 이러한 움직이는 작품들은 관람자로 하여금 신비감과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작가는 자신이 창조한 새로운 자연을 통해 누구나 자기만의 자연의 모습을 상상하며, 재미와 편안함을 느꼈으면 하는 바램으로 작업에 임했다고 한다. 나무의 가지가 뻗어 나가듯 끊임없이 무한 증식하는 프렉탈(fractal) 구조로 자신의 작업을 설명하는 박안식 작가는 작품 구현에 있어서 기계장치를 동원한다. 모터에 의한 회전운동이나 상하운동을 통해서 철로 이루어진 육중한 구조가 움직이는 조각으로 환원된다. 작가는 왜 ‘고정된 조각’이 아닌 ‘움직이는 조각’을 시작하게 되었을까?



    Fractal Ivy _스탠리스 스틸, 아크릴, 스프링 _4800 x 7200x 500 cm_2011


    “2009년에 대교문화재단의 조각 공모전을 출품하면서 처음으로 시도해 보았어요. 저만의 색깔을 찾고 싶었거든요. 성격이 끈질기고 세심한 편이라 완벽하고 계획적인 것을 좋아해요. 과학적 원리나 수학적 계산을 좋아해서 키네틱 아트가 저와 잘 맞을 것 같기도 했고요. 프렉탈 구조에서 무한 증식되고 반복되는 이미지를 회전운동에 집중해 보았어요. 회전하면서 여러 모습들이 동일하게 반복되고 겹쳐지죠. 순간으로 보면 다르지만 비슷한 이미지가 변화하듯이 영원히 흘러나오는 것처럼 보였거든요. 자연의 영원성이 잘 드러나면서 제 작품도 무한히 증식되고 진화 하길 바라는 점에서 이러한 작업들로 이어졌습니다.” 키네틱 아트로 작업을 진행하면 재미있는 점도 있지만 아직은 초보단계라서 힘든 점이 많다고도 한다. 끊임없는 실험과 테스트를 거쳐야 하고 행여나 발생할 수 있는 기계적 결함을 방지하기 위해 기술적인 면을 계속 보완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박안식 작가는 자동차처럼 완전한 제품을 만들고자 하는 것은 아니지만 작가로서 책임감을 갖고 최대한 이상 없이 제작하기 위해서 노력한다고 했다. 박안식 작가는 앞서 말한 대교문화재단의 조각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그 이후 미사리 조각 공모전에서도 대상을 수상하며 작품소장처도 생겨났는데, 이 모든 일이 첫 개인전을 하기도 전에 이루어졌다. 작가는 이러한 계기들이 작업을 지속하는데 상당히 고무적이었고 개인전을 준비하기까지 큰 원동력으로 작용했다고 한다. “엄청 큰 힘이 되었어요. 무슨 일을 하든지 자신감이 없다면 발전하기 힘들잖아요. 조각공모전에 처음으로 출품했는데 대상을 수상하고, 다음 해에 또 다른 곳에서 대상을 받으니 자신감이 생겼죠. 개인전은 자신감만으로 되지 않는 다는 걸 알았기에 자만심으로 변하지 않도록 최대한 고개를 숙이고 열심히 준비했어요. 표현하고자 했던 것들을 전시할 수 있어서 좋았지만 한편으로는 아쉬움도 듭니다.” 자연을 예술로 재현하는 세계적인 설치작가 올라퍼 엘리아슨(Olafur Eliasson, 1967-)을 좋아한다는 박안식 작가는 그가 자연을 보는 시선을 닮고 싶고 웅장한 표현력 역시 배우고 싶다며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Chandelier od Ivy_철, 유리 _가변크기_2011


    “앞으로의 작업은 생명체처럼 진화하리라 봅니다. 제가 성장하는 만큼 작품도 안주하지 않고 발전해 나갔으면 좋겠어요. 다양한 작업을 시도하고 풀어나가려 노력하고 있어요. 아직은 제가 입문 단계이기 때문에 깊이 있고 심화된 작업보다는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작업을 더 해보고 싶어요. 한 우물을 깊이 파는 것도 좋지만 우선 우물의 테두리부터 넓게 만들고 난 후에 크고 깊게 파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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